닭강정 33만 원 거짓 주문자…'작업 대출' 사기단으로 드러나
사회 경험 없는 20·30 범행 대상
대출 가능한 위조 서류 만들어주고 막대한 수수로 챙겨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닭강정 가게 업주가 올린 글에 첨부한 영수증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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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1억이면 벤츠 10억이면 강남 어디 좋은 아파트 살수도 있겠죠, 100억이면 빌딩 1,000억이면"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조작해 사기 대출을 받는 속칭 '작업 대출' 범행 이야기를 담고 있는 2017년에 개봉한 영화 '원라인'의 극 중 대사 일부다.

영화 속 '작업 대출 사기단'은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을 모집해, 대출이 가능하도록 위조 서류를 만들어 대출을 받게 한 뒤, 대출금의 절반이 넘는 수수료를 챙겼다. 그러나 결국 수사당국에 덜미를 잡혀 법의 심판을 받았다.


지난 주말 온라인을 달궜던 '닭강정 33만 원 거짓 주문자'의 실체도 이 영화 속 범죄자들인 '작업 대출 사기단'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작업 대출' 사기 의혹을 받는 A 씨는 대출이 어려운 B 씨를 상대로 은행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각종 위조 서류를 만들었다.


그러나 은행까지 간 B 씨는 문서위조 등 죄의식을 느껴 대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B 씨 변심으로 범행에 차질을 빚은 일당은 앙심을 품고 피해자 자택으로 닭강정 33만원 어치를 주문했다.


이는 '작업 대출' 일당이 B 씨 자택 등 현재 위치를 알고 있으니 당초 계획 그대로 범행을 실행하라는 일종의 협박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A 씨 일당을 검거할 경우 닭강정 거짓 주문에 대해 업무방해 및 대출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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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 대출'이 뭐길래…20·30 사회초년생 노린다


'작업 대출'이란 신용이 낮은 무직자들이나 대출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대출이 가능한 '가짜 서류'를 만들어 대출을 받게 한 뒤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수법의 범행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사회 경험이 적은 사회초년생들로 20~30대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대출빙자형 사기 피해액은 544억 원으로 2017년(391억 원)보다 39.1% 늘었다.


고령층인 60대 이상(453억 원)보다 오히려 젊은층의 피해액이 컸다. 피해액도 문제지만 범죄에 연루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해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있다.


◆ 재직정보·통장거래내역·인감증명서 등 가짜서류 만들어 대출 실행


범행 수법은 이런식이다.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작업 대출 사기단'은 대출 희망자를 모집, 대출에 필요한 △재직정보, △소득정보, △통장거래내역, △인감증명서 등의 서류를 위조한다.


대출인이 위조 서류를 이용해 대출을 받으면 사기단은 대출금의 30∼80%에 달하는 고액 수수료를 받아 챙긴다. 일부는 아예 대출금 전액을 갈취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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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 대출'에 조직폭력배까지 진출


지난 2017년 11월 '대출 사기단'을 결성해 금융기관을 상대로 '작업 대출'을 벌인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은행권 대출이 불가능한 사회초년생 등을 상대로 위조된 서류로 대출을 받게 하고 중계수수료 명목으로 거액의 뒷돈을 챙긴 일당 8명 중 6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폭력배 대출사기단 8명 중 총책인 C씨(당시 33) 를 포함한 인출책 등 6명은 구속 송치했고 나머지 모집책 2명과 대출자 1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사회초년생들의 경우 정상적인 은행권 대출이 어렵다는 사실을 악용했다. 피해자들을 상대로 재직증명서 등 서류를 위조해 대출을 알선하고 대출액의 60%를 수수료를 챙겼다. 이런 사기 수법으로 총 20회에 걸쳐 2억6000만원을 불법 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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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금융당국 등 정부의 단속 강화를 촉구했다. 박수민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장은 YTN 라디오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의 단속을 피해서 이들의 수법이 교묘해지고 전문화되고 있다"면서 "반드시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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