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美中 디지털화폐 경쟁, 다시 블록체인
AD
원본보기 아이콘


페이스북은 지난 6월 암호화화폐 '리브라'를, 중국 인민은행은 7월 초 디지털화폐(CBDC) 출시를 서둘러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통화정책 교란과 개인정보 침해 우려 등 미국 내 반발이 있지만 규제당국을 설득해서라도 반드시 발행하겠단 입장이다. 인민은행도 디지털 화폐의 인프라인 블록체인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록체인 굴기'에 방점을 찍어줌으로써 국가 최우선의 정책지원을 받게 됐다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디지털화폐도 화폐지만, 그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과 경쟁이 더욱 확산될 거란 의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최근 발표한 '디지털 경제 2019'에 따르면 세계 블록체인 기술 특허의 75% 이상을 미국과 중국이 보유했다.

특히 중국의 강점은 적극적인 블록체인 육성정책, 기술특허와 투자 등이다. 민간의 암호화화폐 거래는 금지하면서도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와 블록체인은 국가 주도로 속도를 올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17년 블록체인 육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블록체인을 투자 수단이 아닌 '기술'로 분류해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시 주석의 '블록체인 플러스정책' 발언, 중국 의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자회의의 '암호자산법안' 통과, 외환관리국의 '외환관리에 블록체인 및 인공지능(AI) 적용' 등 발빠른 대응전략이 나오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연구소 설립, 항저우ㆍ광저우 등 지역 블록체인 지원 재정 펀드 조성 등 구체적 조치도 단기간에 이어졌다. 신청 건수로만 보면 중국이 전체의 48%이며, 아시아의 85%를 차지한다. 세계 상위 20개 기업 중 15개가 중국 기업이다.


미국은 민간기업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 시장과의 연계가 강하다. 실제로 세계 블록체인 프로젝트 상위 100위 중 미국계 프로젝트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세콰이어캐피털, 유니온스퀘어벤처스 등 미국계 대형 벤처캐피털이 주요 투자자 부문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다.

유럽 소재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털 아웃라이어벤처스에 따르면 2018년 4월 기준 세계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1030개이며, 이 중 미국계 스타트업이 32.5%(379개)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19%(226개)로 2위였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오픈소스 기여도도 미국이 앞선다. 오픈소스는 일반인에게 무료로 공개된 소프트웨어의 설계도, 즉 소스코드를 말한다. 풍부한 오픈소스는 개발자들의 참여와 다양한 응용 서비스 등장의 기반이 된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의 블록체인 오픈소스 프로젝트 수는 1728개로 세계 1위였다.


구글이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데이터 독점 문제로 조사를 받는 점도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는 요인이다. 디지털 가속화에 따라 데이터가 더욱 집중된다면 데이터 독점 이슈는 훨씬 커질 것이고, 구글 등 소위 '빅테크'만이 정보를 독점하기는 어려워진다. 인터넷 세상을 예견했던 미래학자 조지 길더가 '구글의 종말'에서 정보 독점 대신 정보 분산, 즉 블록체인의 세상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ㆍ중 경쟁이 디지털 화폐로 확산하면서 내년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세계적 이슈가 되고 디지털 기축통화, 암호화폐 논의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AD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