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화장품 판매창구 된 면세점…'찬밥' 국산품 매출비중 30%미만 ↓
올해 1~11월 면세점 내 국산품 비중 29.5%…4년 중 최저
국산품 매출 일등공신 K-뷰티, 화력 약화
국내 소비자 명품 선호·中 다이궁도 수입 화장품 눈 돌려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입국장 면세점과 수출인도장 등 정부의 면세점 내 국산품 판매를 장려하기 위한 백약 처방도 무효였다. 한때 40%에 육박했던 국내 면세점 내 국산 제품 매출 비중은 계속 하락해 어렵게 지켜온 30%선까지 내주게 됐다. 국산 프리미엄 제품 보다 명품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늘었고 국산 면세품 매출의 일등 공신인 국내 화장품들이 중국 내 글로벌 뷰티 공룡들의 공세에 밀린 결과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관세청에 요청해 받은 국내 면세점 매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기준 국산품 매출은 6조6514억원으로 전체 매출(22조5737억원)의 29.5%에 그쳤다. 최근 4년 중 가장 저조한 수치로 외국물품 매출 비중(70.5%)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2016년 전체 39.7%에 달했던 국산품 매출 비중은 2017년 30.7%로 급격히 낮아졌다. 중국이 한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빌미로 중국 단체 관광객의 방한 금지 등 경제적 보복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후 중국 관광객 수요가 다소 회복되며 지난해 국산품 매출 비중은 31.4%로 소폭 반등했지만 결국 올해 30% 미만으로 내려오게 됐다. 반면 외국 명품들의 면세 매출액은 꾸준히 늘었다. 외국물품 비중은 2016년 60.3%에서 2017년 69.3%, 2018년 68.6%를 거쳐 올해 70.5%로 70%대로 올라섰다.
국내 면세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국산 제품들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2016년 12조2757억원에서 2017년(14조4684억원), 2018년(18조9602억원), 2019년(22조5737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의 경우 12월을 제외하고도 22조원대로 올라서며 전년 대비 19%의 성장을 이뤄냈다. 한국 면세기업(롯데·신라·신세계·두타)들 역시 세계 면세사업자 매출 순위에서도 최고 2위를 기록하는 등 최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국산 면세품의 주요 소비 층인 중국인들의 화장품 수요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드 배치 관련 보복 조치로 화장품을 비롯한 국내 유통업계가 경색된 가운데 미국, 일본, 프랑스 등 글로벌 럭셔리 화장품들이 중국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중국 화장품시장 2019년 1~3분기 누적 실적' 분석에 따르면 수입 규모 1위는 일본 화장품으로 27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2위가 한국 화장품으로 24억4000만달러, 3위가 프랑스 화장품으로 24억1000달러 순이었다.
특히 관광수지 개선과 내수 활성화를 표방하며 지난 5월 출범한 입국장 면세점 역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5~11월 입국장 면세점 매출은 총 288억원에 그쳐 전체(22조5737억원)의 0.1%에 그쳤다. 첫 달 매출액이 54억9300만원에 달한 이후 부진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주류와 화장품, 건강식품 등에 한정됐던 판매 품목을 면세점의 저조한 성과를 고려해 담배까지 늘려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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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국산 화장품들을 주로 사갔던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이 자국에 돌아갔을 때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는 값비싼 수입 화장품들로 눈을 돌리면서 면세점에서 국산품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며 "국산 화장품의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지거나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의 실수요가 늘어야 의미있는 수치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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