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저지른 자국민들 재판없이 송환…올해 8월까지 1000여명 데려와 논란

[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중국이 캄보디아에서 범죄를 저지른 자국민들에 대해 현지에서 재판도 거치지 않고 송환을 요구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강대국이 힘을 바탕으로 약소국의 사법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논란이 나온다.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중국 공안부 등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약 1000명의 중국인이 캄보디아에서 중국으로 송환됐다.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 보이스피싱, 조직폭력 등의 혐의를 받은 범죄인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달 초에는 주캄보디아 중국대사관 관계자가 캄보디아 경찰청에 범죄를 저지른 중국인을 중국으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현지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중국인 범죄 용의자의 중국 송환을 두고 캄보디아의 사법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된 보이스피싱 일당 가운데는 대만인도 포함돼, 대만까지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인권단체인 리카도의 암삼앗 부대표는 "캄보디아에서 범죄를 저지른 중국인에 대해 법을 집행한 후 중국으로 보내야 한다"며 "중국으로 바로 보내면 캄보디아법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캄보디아가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부 외신들은 캄보디아가 원조와 투자뿐 아니라 정치ㆍ국방ㆍ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중국에 밀착하면서 '중국의 준식민지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중국은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캄보디아 최대 원조국으로 등극했다. 또 중국은 캄보디아와의 교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캄보디아의 최대 수출국(지역)은 유럽연합(EUㆍ33.2%), 미국(28%), 일본(7.7%) 순이지만 최대 수입국에서는 중국(46%)이 전체 수입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높다. 대(對)EU와 대미 수출에서 본 흑자로 대중 수입에서의 적자를 메우고 있는 셈이다.


미국 의회는 이런 불균형적인 무역 현상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가 중국에 기울어지는 모습을 곱지 않게 보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상원의원 3명은 '캄보디아 책임법'을 발의했다. 이는 캄보디아가 야당 탄압을 중단하고 중국으로부터 주권을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캄보디아 경찰청은 자국 경찰청에서 근무하는 중국 고위 경찰관 3명에 대해 "올해 1월 캄보디아와 중국이 서명한 양해각서(MOU)에 따른 것"이라며 "이들은 캄보디아 경찰을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고 협력관으로 일하고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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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각종 범죄로 37개국 1020명의 외국인이 체포됐다. 이 중 75%에 해당하는 761명이 중국인이다. 캄보디아에는 현재 수도 프놈펜시와 항구도시인 시하누크빌시 등에 약 10만명의 중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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