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포괄적 높은 수준 FTA 협상"(종합)
3년여만에 3國 통상장관 회담
한일통상 10분간 환담도 나눠
日수출규제 전환점 모색 기대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문채석 기자]한·중·일 경제통상장관이 3년여 만에 한자리에 모여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실현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한·중·일 FTA 협상 진척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도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처음으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이 만나 10분간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23일 산업부에 따르면 성 장관과 가지야마 경제산업성 대신, 중산 중국 상무부 부장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한·중·일 FTA를 실현하기 위한 목표를 갖고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내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서명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3국 통상장관이 머리를 맞댄 것은 2016년 10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제11차 회의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다음 회의는 한국에서 열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일본이 지난 7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한 이후 한일 양국의 주무 부처 수장이 처음 만나는 자리여서 관심이 모아졌다. 회의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지만 한일 장관은 회의와 만찬이 끝난 후 따로 약 10분 간 환담을 했다. 대화 내용은 외교 관례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간 갈등을 봉합할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중·일 FTA는 큰 틀에서 포괄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한·일 수출규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면서도 "다만 한·중·일 공조 의지를 확인한 만큼 한일 갈등 상황을 풀어가는데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도 이번 회의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3국 통상장관들의 통일된 입장은 동북아 3국의 협력을 끌어올리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외신은 미·중 무역분쟁, 북한의 핵실험 등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이웃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중·일 3국간 개별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RCEP, FTA 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한 것은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분위기 속에 이웃 국가들과 더욱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지가 반영돼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SCMP는 "1차 무역협정은 여전히 취약하며 중국 안에서는 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미·중 간 기술, 지정학적 전략적 경쟁은 멈추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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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간 개별적 긴장관계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3국이 통상분야에서 공통의 목소리를 내는데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와 강제징용 해법 도출 등 까다로운 과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상황이다. 중국 상무부 산하 싱크탱크 수장을 역임했던 후젠궈는 "한일 간 갈등이 3국 간 회의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중국은 한·일 간 갈등 해결을 기꺼이 돕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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