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기업평가 간담회
"韓, 2020년 잘해봤자 중립
비금융의 소매유통
금융의 생명보험·부동산신탁은
사업환경·실적방향·등급전망 모두 부진"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에 이어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내년 한국의 주요 산업 중 신용등급 전망이 나아질 업종이 하나도 없다고 전망했다. 한기평은 소매유통과 생명보험·부동산신탁의 경우 내년 등급전망·사업환경·실적방향 모두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은 17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2020년 산업 신용전망 미디어데이'를 열고 한국의 28개 업종(비금융 20개·금융 8개) 중 내년 등급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한기평이 밝힌 '등급전망'은 사업환경과 영업실적은 물론 재무, 투자, 계열사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업종 내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지금과 비교해서 어떻게 바뀔 지를 설명하는 지표다.
송태준 한기평 평가기준실장은 "내년 세계 경기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분쟁, 금리·환율·유가 등 거시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 주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 등의 경제성장률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평균적으로 국내 주요 산업의 내년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융 또한 수출부진 및 내수 회복 지연으로 경제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금리하락에 따른 수익성 하방 압력과 규제 강화로 인한 성장세 둔화 등을 감안하면 금융업의 전반적인 내년 사업환경 역시 비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비금융 업종 중 디스플레이와 소매유통 등 2개 업종의 내년 신용등급 방향성은 '부정적'이다. 한기평은 디스플레이의 경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재무 부담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소매유통은 가계의 소비환경이 소극적으로 바뀐 만큼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등급전망이 '중립적'일 것으로 보이는 업종은 자동차·해운 등 18개지만, '긍정적'인 곳은 없었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금융업종은 모두 내년 등급전망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나마 '중립적'일 것으로 예상된 업종은 6개(은행·신용카드·증권 등)고, 생명보험과 부동산신탁 등 2개 업종은 '부정적'이었다.
김경무 한기평 금융1실 평가전문위원은 "생명보험의 경우 경기 부진과 시장포화로 계약확대가 쉽지 않고, 보유계약의 만기도래 및 해약이 계속 늘어 보험료수입 역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부동산신탁은 지방 주택시장 침체로 신규수주 감소세가 이어져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기평의 다른 평가지표인 '사업환경'(수급·경쟁·가격 등이 영업실적에 미칠 영향), '실적방향'(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내년 실적 예상)도 먹구름 투성이다. 비금융 업종 중 사업환경이 '우호적'인 산업은 없고 '중립적'은 반도체, 제약 등 10개, '부정적'은 소매유통·석유화학 등 10개였다. 실적방향의 경우 '개선'이 디스플레이·조선 등 2개지만 올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은 것이다. 이밖에 '유지' 14개(자동차·철강 등), '저하' 4개(소매유통·석유화학·시멘트·건설 등)로 예상됐다.
금융에서도 사업환경이 '우호적'인 업종은 없고 '중립적'은 1개(은행), '부정적'은 7개(증권·생명보험 등)다. 실적방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업종 역시 전무했으며 '유지'는 5개(은행·증권 등), '저하'는 3개(생명보험·부동산신탁·저축은행 등)로 집계됐다.
앞서 내년 업종별 전망을 발표한 한신평(무디스와 공동발표)과 나신평(스탠더드앤드푸어스와 공동발표) 등이 내놓은 분석과 다르지 않다. 한신평은 내년에 등급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은 없다고 진단했고, 자동차와 항공 등은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나신평도 40개 산업 중 내년에 좋아질 업종은 한 곳도 없다고 봤으며, 산업환경이 '불리'한 업종은 17개(소매유통·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실적이 '저하'될 업종은 8개(소매유통·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로 예상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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