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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사건" vs "성적 일탈 행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19.12.07 06:00 기사입력 2019.1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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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일탈 행위', '성폭력' 등 표현 방법 놓고 논란

자료사진.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경기도 성남 소재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또래 간 성폭력 사건에 대한 표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주무부처에서는 성폭력이 아닌 성적 일탈 행위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전문가는 성적 가해행동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다만 일부 여론에서는 '성폭행'이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이 사건을 적확하게 설명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성남시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간 성 관련 사고에 대해 "6세 미만 아동이 관련된 문제에 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한 산업 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사건을 설명하는) 가장 넓은 범위의 용어가 성적 일탈 행위일 것"이라며 "어른에게 적용되는 성폭력이란 용어를 쓰면 아이를 보호할 의지가 없어지기 때문에 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성적 가해행동'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5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권현정 탁틴내일 부소장은 "10세 미만 이런 성적인 가해행동을 한 아동들의 치료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외국 자료들이랑 해서 많이 고민을 해서 만든 용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용어를 사용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피해자는 피해자라는 용어는 써도 괜찮을 것 같은데 특히 가해 쪽에 있어서는 어떤 낙인이 될 수 있어서 너무 어린 아동들인데 이제 배우고 있는 아동들이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용어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성폭행'이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사건 자체를 놓고 보면 성폭행 사건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이유다.


피해 아동 부모 측은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제 딸은 어린이집에서, 그리고 아파트 단지의 어두운 자전거 보관소에서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강제추행을 당해왔다"며 "이로 인해 제 딸의 질에서는 진물이, 입에서는 '아파'라는 말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사진=YTN 캡처

사진=YTN 캡처



당시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 11월4일 딸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딸의 바지를 벗기고 OO과 OO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딸이 분당 소재 병원 산부인과에서 성적 학대와 외음질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 사건은 명백한 성폭행 사건'이라는 취지의 의견이 쏟아졌다. 30대 중반 직장인 A 씨는 "가해 아동이 어떤 이유로 그런 행위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행위만 놓고 보면 '성폭행 사건'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내용의 사건을 '성폭행'이 아닌 뭘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중반 직장인 B 씨는 "피해자 중심 표현이 기준이다"라면서 "가해 행위를 한 사람의 입장은 두번째로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들도 비슷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가해자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피해자 입장은 왜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성적 일탈로 남에게 피해와 상처를 주면 그게 성폭력입니다. 장관의 발언으로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 여지는 없어졌네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전문가는 비슷한 사건이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YTN에 출연해 "피해 아동이 싫다고 했고 아프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러 번에 걸쳐서 한 것은 잘못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래 아동간 성폭력에 대해서는 "처벌이 불가능한 연령 또래의 성추행 사건, 10세 미만의 아동 성추행의 피해는 2016년도에 317건이었는데 18년도가 되면 519건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지금 늘어나고 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을 별일 아닌 것으로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피해 아동은 굉장히 큰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이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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