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파견 後 훈련 3개월 간 적응 돕고 임금 지원
잡코치, 업체와 장애인 사이 가교 역할 올해 57명 취업 성공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아름다운가게 양재점에서 발달장애인 오성민(27·가명)씨가 기부 물품으로 들어온 목도리를 정리하고 있다. 권수정 잡코치가 잘하고 있다며 격려하는 모습. (사진=이현주 기자)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아름다운가게 양재점에서 발달장애인 오성민(27·가명)씨가 기부 물품으로 들어온 목도리를 정리하고 있다. 권수정 잡코치가 잘하고 있다며 격려하는 모습. (사진=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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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활동천사 오성민(27·가명)입니다."


아름다운가게 양재점에서 5개월째 일하고 있는 오씨는 밝은 얼굴로 인사했다. 180㎝에 달하는 큰 키에 말하기 좋아하고 활발한 성격인 그는 매장에서 손님을 응대하고 선반 위 흐트러진 물건도 정리하는 일을 한다. 이곳에서는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일하는 사람들을 활동천사라고 부른다. 오씨는 일반계 고등학교 특수반을 졸업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 초등학교 내 청소 등 다양한 일을 해왔지만 이번 일이 가장 본인의 적성이 잘 맞다고 했다. 오씨는 "처음엔 힘들었고 짜증도 났지만 적응되니까 재밌다. 끝까지 일하고 싶다. 가르쳐주신 것도 고맙고 제가 부족한데 매니저님도 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손님이 들어오면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라며 서비스 정신을 잃지 않았다.

발달장애인 오씨가 활동천사로 일하게 된 데에는 권수정 커리어플러스센터 잡코치의 도움이 컸다. 잡코치는 '선 파견 후 훈련'이라는 커리어플러스센터 운영 목표에 맞춰 발달장애인의 사업체 배치 후 1대1로 맞춤형 훈련을 실시하는 직무 지도원이다. 발달장애인 특성에 맞춰 반복 학습을 하고 하루에 한 가지씩 목표를 설정해 성취할 수 있게 해준다. 오씨의 경우 처음엔 물품을 분류하는 일에도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인수증을 직접 써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권 코치의 반복 학습과 김성진 아름다운가게 양재점 매니저가 꼼꼼하게 알려준 덕분이다. 아름다운가게 양재점엔 오씨 외에도 오전 시간 발달장애인 1명이 더 근무한다. 김 매니저는 "비장애인을 고용하는 것보다 당연히 더 신경이 쓰이지만 업무를 잘 판단해 지도하면 충분히 적응해 어울려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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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치와 함께하는 적응 훈련 기간 3개월은 커리어플러스센터가 25만원가량 임금을 지급한다. 사업주도 근로자를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권 코치는 "처음엔 좋은 관계 맺기에 노력하고 다음은 작업 환경을 이해시키는 방식"이라며 "업체와 장애인 사이 가교 역할을 하고 있어 업체를 상대로 한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고 했다. 잡코치의 훈련이 끝나고 정식취업이 이루어지면 그 이후부터는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공단에서 근로지원인이 파견돼 발달장애인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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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플러스센터는 18세 이상 일반 고용이 어려운 발달장애인 취업 연계 기관이다. 잡코치 18명이 발달장애인과 현장을 누빈다. 약 10개 민간기업이 이곳을 통해 발달장애인을 고용했다. 센터는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발달장애인의 능력·흥미·성격 등 세 요소를 살펴 적성에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직무와 사업장을 소개해준다. 지난해 46명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올해 9월까지 57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성희선 커리어플러스 센터장은 "자기 권리를 직접 찾지 못하는 발달장애인들에겐 꼭 필요한 지원"이라며 "고용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자립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내년 예산을 올해(5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발달장애인이 업무에만 잘 적응하면 오히려 더 성실하고 집중력이 있다고 인정받는 경우도 있다"며 "참여 민간기업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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