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현지서 의료봉사로 아산상 수상
본인 급여 절반 떼 외과의사 요청
현지 채용·교육 등 주민 위한 사업도
"상금으로 입원실 늘릴 것"

이석로 꼬람똘라병원 원장(왼쪽)이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석로 꼬람똘라병원 원장(왼쪽)이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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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주위 병원에 비해 절반가량 싼 편인데도 수준높은 진료를 제공하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작년보다 환자가 20~30% 정도 늘었다. 입원실이 부족해 간이침대나 매트리스를 깔아 진료하기도 한다.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했는데 이번에 받은 상금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방글라데시에서 의료봉사를 이어온 지 25년. 처음보다는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열악한 의료환경을 어떻게 고쳐나갈 수 있을지가 제일 고민이다. 현지 수도 다카에서 차로 2시간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 꼬람똘라에서 진료를 맡고있는 이석로 원장 얘기다. 이 원장은 25일 열린 제 31회 아산상 시상식에서 가장 공적이 뛰어난 이에게 주는 아산상을 받았다. 상금은 3억원이다.

한국에서 의대를 나와 인턴을 마쳤던 1991년, 의사로서의 진료와 보다 의미있는 삶을 고민하던 그는 방글라데시 의료봉사 공고문을 보고 당시 병원장에게 지원의사를 내비쳤다. "전문의 정도는 돼야 의료봉사를 할 수 있지 않겠어요?"라는 반응에 4년간의 레지던트생활을 마치고서야 방글라데시로 향했다. 3년만 하고 돌아오겠다는 생각은 어느덧 25년이 흘렀다.


쉽지는 않았다. 병원은 작았고 의료시설도 열악했다. 당시 병원장 한명과 함께 둘이서 하루에 60~70명씩 진료했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무료로 진료하거나 수술까지 해주면서 입소문을 타고 환자가 갈수록 늘었다. 희생도 감내했다. 병원이 크려면 외과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 자신이 지원받는 급여를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남는 돈으로 외과전문의를 추가로 파견해달라고 병원을 운영하는 콤스(기독교병원연합단체)에 요청했다. 2003년 병원장을 맡으면서는 현지 의사교육에 전념했다.

25일 열린 아산상 시상식에서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과 이석로 꼬람똘라병원 원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5일 열린 아산상 시상식에서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과 이석로 꼬람똘라병원 원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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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분야는 본인이 직접 배워 가르쳤다. 외과가 생긴 후 마취과가 필요해지자 안식년을 이용해 직접 한국에 가 마취를 배워왔다. 간단한 외과수술이나 내시경, 초음파도 알음알음 배워 현지에 전했다. 결핵에 걸려도 끝까지 치료하지 않아 완치율이 떨어지는 것을 알게된 후에는 '시크릿머니'라는 방식을 고안해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1000타카(우리돈 약 1만5000원)를 보증금으로 내게 하고 치료가 끝나면 이를 돌려주는 방식이었다. 무료진료여서 적극 참여하지 않는 현지인들을 위해서였다.


의료는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지인을 위해 다양한 사업도 참여했다. 직장을 갖기 힘든 여성을 위해 간호학교를 설립해 졸업생 일부를 병원에 채용하는 한편 새끼염소를 분양하고 묘목을 나눠줘 심게 하는 일도 했다. 이 원장은 "초심을 잃지 않도록 조언해준 부인과 아이들, 콤스, 병원직원들, 해마다 의료봉사를 와주는 전남대의대 등 주변 모든 이에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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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의료봉사상에는 소록도 한센인 의료봉사로 시작해 현재 아프리카 에스와티니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지 빈민층을 위해 42년간 헌신한 김혜심 박사가, 사회봉사상은 1973년부터 46년간 서울 강서구 등 전국 네 곳에서 무의탁 노인을 돌보고 있는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대표 이상옥 헬레나 수녀)'가 받았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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