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안전기술원 지방 이전 반대"…인천시의회·정치권 '결의안' 한목소리

인천·김포 국제공항 연계한 현재의 위치가 '최적지' 주장
기술원 이전시 드론 인증센터·전용비행시험장 차질 우려

항공안전기술원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에서 현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항공안전기술원의 지방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지난 21일 '항공안전기술원 지방 이전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항공안전기술원은 항공안전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항공사고 예방에 관한 인증·시험·연구·기술개발 등을 수행하는 항공분야 전문 연구기관이다. 현재 인천 서구 청라국도시 로봇랜드에 입주해 있으나 최근 여당이 추진하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결의안을 대표발의한 김종인 건교위원장은 "기술원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사이에 둔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하고 있으나, 지방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 논의에 포함된 것은 '항공안전'이라는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항공안전기술원은 청라로 유치될 때부터 혁신성장 선도사업인 드론산업 육성 정책과 함께 추진돼왔다"며 "기술원이 지방으로 이전된다면 드론인증센터나 드론전용비행시험장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의회는 국토교통부에 항공안전기술원 지방 이전 검토를 즉각 철회하고, 드론인증센터와 드론전용비행시험장 건립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주관으로 '항공안전기술원 지방이전'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9. 10.7 [사진=인천시의회]

앞서 지난 12일 인천지역 여야 국회의원들도 항공안전기술원의 지방 이전을 반대하는 결의문과 서명부를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토교통부 등에 전달했다.

결의문에 서명한 의원은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학재·안상수·윤상현·홍일표·민경욱·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등 7명이다.

이들은 기술원이 항공안전이라는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인천·김포 국제공항을 연계할 수 있는 현재의 위치가 최적지라고 입을 모았다.

또 로봇랜드가 있는 청라국제도시는 기술원을 중심으로 항공 및 드론산업 클러스트가 형성되고 있어 지역발전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기술원을 지방 이전 대상 논의에 포함한 것 자체가 매우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인천 서구갑)은 "항공안전기술원은 기능적으로 가장 적합한 곳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효율성은 무시하고 정치적 선택으로 기술원을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이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항공안전기술원 인근에는 국내 첫 드론 인증센터와 드론 전용비행시험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1년까지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조성되는 드론인증센터는 4830㎡ 규모의 실내 테스트 센터와 4000㎡ 크기의 실외 테스트 활주로를 갖추고, 무인 비행체인 드론의 안전성을 인증하게 된다.

또 내년 12월까지 수도권매립지 내 1034㎡ 부지에 드론 연구·제작·시험을 위한 드론 전용 비행시험장도 들어선다. 매립지 지역은 추락시 2차 사고 위험이 낮고 로봇랜드와 근접해 드론 비행시험장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가 항공안전기술원·한국카본(KAT)·한국드론레이싱협회 등 드론 관련기관 29곳이 있는 인천로봇랜드와가까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