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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업 신용등급 '적색등'…무디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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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무디스 이사 "GDP 대비 채무가 42% 수준으로 높아질 것"
반도체ㆍ전자산업ㆍ화학산업 등 미ㆍ중 무역분쟁 취약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문채석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올해 2.0%에 이어 내년에도 2.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은 'Aa2ㆍ안정적'을 제시했다. 미ㆍ중 무역분쟁 등으로 성장세가 급격하게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조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19일 국제적인 국가신용평가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무디스 이사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무디스-한국신용평가 간담회에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기저효과가 조금 있을 것"이라며 "수출, 특히 반도체 쪽에 있어서 물량이 많이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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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즈만 이사는 "정부지출도 많은 확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통화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미미한 성장을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성장둔화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추경 집행 속도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구즈만 이사는 "여러 정치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일부 정책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 뒤에야 시행됐는데, 한국의 경우 추경이 그렇다"며 "한국의 정책 당국자들이 재정 능력을 활용해 여러 외부 성장 압박을 상쇄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성장 부진에 따라 앞으로 GDP 대비 채무가 42%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이 글로벌 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실질적인 GDP 성장이 나타나지 않으면 금리 정책이 급격히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구즈만 이사는 "내년 미ㆍ중 무역 긴장 때문에라도 (금리 정책이) 급격하게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미ㆍ중 간 갈등은 무역 외 다양한 이슈들이 관여됐기 때문에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엔 아주 견고한 회복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업 신용등급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신 황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경기 변동성이 큰 산업의 수익성은 경제 여건 둔화로 올해 대비 개선이 소폭에 그쳐 내년에도 부진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무역갈등 역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소고, 반도체ㆍ전자산업과 화학산업이 관련 리스크에 가장 취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24개 국내 비금융기업 가운데 '부정적' 전망이 내려진 곳은 14개 기업이었다. 심지어 내년 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경제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 기업의 신용도 전망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소였다.


무디스는 하반기 들어 잇따라 한국 기업의 신용등급에 적색 신호를 켰다. 지난 7월 회사 분할을 결정한 KCC(신용등급 Baa3)를 검토 4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고, SK하이닉스 신용등급(Baa2)에도 '부정적' 전망을 붙였다. 8월에는 강등 석 달 만에 이마트 신용등급(Baa3)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고 SK이노베이션(Baa1)과 자회사인 SK종합화학(Baa1), LG화학(A3)의 신용도에 줄줄이 '부정적' 전망을 달았다. 무디스는 이들 기업 모두 영업환경 악화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차입 부담이 커진 점을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했다.


한국 기업의 신용등급은 올해를 기점으로 하향기조로 전환됐다. 업황 저하와 산업 패러다임 변화, 재무 악화 등 하나같이 기초 체력(펀더멘털)과 관련된 구조적인 이유에서였던 만큼 이런 흐름을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3분기)까지 신용등급을 올린 기업이 내린 기업보다 더 많았던 적은 지난해 한번 뿐이다. 올린 기업은 9곳, 내린 기업은 8곳이었다. 지수와의 상관성도 낮았다. 한국 증시가 박스피(박스권+코스피)를 벗어나 21.8%나 오른 2017년의 경우 신용등급을 낮춘 기업은 14곳이나 됐지만 올린 기업은 6곳에 불과했다.


특히 한신평 기업평가본부는 내년에 등급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은 한 곳도 없다고 진단했다. '안정적'으로 평가한 곳은 메모리반도체, 정유, 제약 등 10개 업종이었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곳은 자동차, 항공 등 5개 업종이었다.


유건 한신평 기업평가본부장은 "미ㆍ중 무역부쟁 및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으로 무역 및 산업생산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중국(홍콩 포함) 수출이 지난해 9월 1580억달러(약 184조8758억원)에서 1240억달러(약 145조924억원)로, 전체 수출 대비 대중 수출 비중은 35.1%에서 30.6%로 축소된 데다 반도체 수출 부진까지 겹쳐 지난 1분기부터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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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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