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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그런 거 몰라요"…기술력으로 훨훨 나는 중견·중기

최종수정 2019.11.18 12:55 기사입력 2019.11.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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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에이스침대의'하이브리드 Z 스프링'은 무려 16년 동안의 연구개발(R&D)로 탄생했다. 독립형 스프링과 연결형 스프링이 위아래에서 이중으로 인체를 떠받친다. 스프링판 위로 하나하나 돌출된 피트존(Fit Zone)이 모두 제각각으로 움직여 진동을 차단하고 옆사람이 뒤척여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하이브리드 Z 스프링'에 녹아있는 기술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15개국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에이스침대는 가구기업들이 흔히 채택하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을 거부하고 모든 제품을 직접 생산한다. 소재와 밀도, 두께 등에서 까다롭게 세운 자체 기준을 충족할 외부 업체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품질은 타협할 수 없다'는 안성호 대표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안 대표는 "단기 이익이나 한 순간의 트렌드에 좌우되지 않고 품질ㆍ상생ㆍ대형화 전략으로 중심을 잡겠다"고 강조한다.


에이스침대의 품질실험은 호(好)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스침대는 지난 3분기 9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대비 38% 증가한 규모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실적 고공행진의 조짐은 올 초부터 나타났다. 1분기에 영업이익과 매출 신기록을 쓰더니 상반기 전체 기준으로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건설ㆍ주택경기 침체로 업계 전반이 신음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값진 성적표다. 지난해 업계를 강타한 라돈사태는 품질로 버틴 에이스침대에게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불황? 그런 거 몰라요"…기술력으로 훨훨 나는 중견·중기

구조적 불황과 저성장의 굴레로 산업계 곳곳에서 '곡소리'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에이스침대처럼 승승장구하는 중견ㆍ중소기업들이 유달리 빛을 발하는 요즘이다. 이런 기업들은 업계의 유행이나 경기 흐름에 휘둘리지 않고 기술향상이라는 한우물을 묵묵히 파온 역사를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


주강제품 분야에서 강소기업으로 알려진 대창솔루션은 지난 1~3분기 3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전체 매출을 세 분기 만에 넘어섰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브루스파워 원자력발전소에 납입하는 핵폐기물 저장 용기가 출하되면서 실적이 급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세계가 먼저 알아본 대창솔루션의 저력 또한 기술력이다. 업력 66년의 대창솔루션은 세계 최초로 주강 방식 핵폐기물 컨테이너를 제작했다.

대창솔루션은 올해보다 내년과 그 이후가 더 기대되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영구정지된 원전은 총 164기이며 대다수가 해체를 준비중이다. 이에 따라 원전해체 시장 규모는 최대 1200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전체 매출의 97%를 직간접 수출에서 올리는 대창솔루션에도 한 때 그림자가 드리웠다. 일본 수출 비중이 3분의1에 달할 정도로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김대성 대창솔루션 대표는 "지난해부터 미주와 유럽 지역의 고객사를 대거 유치함으로써 대일본 수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15% 이하로 낮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이 같은 점을 강조하고 "향후 전면적인 제약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대창솔루션의 매출과 영업에 미치는 영향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개발 한우물로 불황에 빛나는 기업들

"정부도 연구개발 정책관심 더 기울여야"


글로벌 의류ㆍ섬유 업계에서 '히든 챔피언'으로 통하는 태평양물산은 1~3분기 4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대비해 40%나 높아졌다.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QME(Qualified Manufacturing Engine)을 자체개발하고 프리미엄 다운(Down) 소재 브랜드 '프라우덴'으로 국내 최초 재활용 인증(GRS / Global Recycled Standard)을 획득하는 등 기술력 제고에 박차를 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태평양물산은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언더아머, 컬럼비아스포츠웨어, 올드네이비 등 글로벌 의류 브랜드와의 거래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내년 3월까지 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지에 니트라인 48개, 우븐라인 40개 규모의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가면 생산력이 약 2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경제여건이 안좋을 때 빛이 나는 건 결국 연구개발을 꾸준히 해온 기업들"이라면서 "이런 기업들이 불황에 꺾이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정책적 관심을 더 많이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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