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수출 70%가 반도체…금융·인프라 이용도 빨간불
수출 규모 4위 시장…우회 대책 세워야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을 계기로 올 6월 초 시작된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우리 경제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홍콩 경찰이 무력진압에 나서고 있고, 중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 사태가 더 격화할 경우엔 반도체 수출 애로가 발생하거나 금융시장 불안 증가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선 직접 타격이 우려되는 부분은 수출이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대(對) 홍콩 수출액은 244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6%를 차지한다. 중국과 미국, 베트남에 이어 4번째로 규모가 큰 수출시장인 셈이다. 특히 홍콩 수출 물량의 70%는 우리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다. 가뜩이나 가격 회복 지연 등 탓에 부진을 면치 못하는 우리 반도체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홍콩은 물리적 인프라인 공항, 항구뿐 만아니라 대금결제를 위한 금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홍콩을 경유한 중국 수출이 활발했다"며 "홍콩이 최악의 상황이 될 경우 우선 하역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한 우회 거래처 등 비상계획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콩 경제 활동 위축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허 교수는 "최근 홍콩에 다녀왔는데 시내에 외국인이 확 줄었다. 향후엔 홍콩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리 기업의 주재원들이 오도 가도 못하거나 철수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싱가포르와 더불어 아시아의 금융허브 역할을 하는 홍콩의 금융시장이 더 불안해지면 홍콩달러 대신 위안화나 유로화 등으로 대금결제 수단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달 초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시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 경제도 빠르게 부진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인 점 등을 감안해 자본유출이 확대되고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홍콩 사태에 중국이 무력 개입할 경우 해빙 무드인 미ㆍ중 갈등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실장은 "중국이 홍콩에 무력을 투입하면 미국이 중국을 제재, 미ㆍ중 무역 갈등을 다시 촉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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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도 홍콩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했을 때도 물류시스템은 정상 작동했고, 지금도 공항과 항구의 경우 특이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혹시 모를 물류시스템이 비정상 상황이나 거시경제 전반의 리스크 요인 등에 대해 관계부처 차원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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