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볼리비아의 제닌 아녜스 임시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최대한 빨리 선거를 치르겠다고 약속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10일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권력 공백 상태였던 볼리비아에서 전날 야당 소속의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 대통령을 자처, 헌법재판소의 지지를 받고 취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녜스 임시 대통령은 이날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선거를 치를 계획"이라며 "나는 우리를 전체주의 국가로 만들었던 상황들을 철폐할, 평화롭고 민주적인 이행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쿠데타로 쫓겨났다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하며 쿠데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날 멕시코로 망명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국민이 원할 경우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복귀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만약 우리 국민이 요구하면 우리는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볼리비아를 평화롭게 하기 위해 조만간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볼리비아 대선에 부정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미주기구(OAS)를 향해서도 "기술적 또는 법률적 결정이 아닌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면서 "OAS는 미국 제국에 봉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녜스 임시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하루만에 볼리비아 내에서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이 임시 대통령 취임에 반발하는 폭력 시위를 벌였다. 라파스에서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이 경찰과 충돌했고 이를 진압하기 위한 최루가스도 발포됐다. AP는 "새로운 임시 대통령이 축출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로부터 리더십에 대한 도전을 받는 가운데 새로운 충돌이 볼리비아를 뒤흔들었다"고 전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속한 사회주의운동(MAS)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의회도 아녜스 임시 대통령의 취임을 무효화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날 아녜스 상원 부의장은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뒤 의회의 동의 절차를 거치려 했지만 모랄레스 전 대통령 세력인 여당 사회주의운동(MAS)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결국 여당 의원들 없이 취임을 강행했고 헌법재판소도 아녜스 부의장의 취임을 지지하는 결정을 내렸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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