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원 2명 추방 조치 국내외 인권침해 논란

8일 오후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목선을 북측에 인계하기 위해 예인하고 있다. 
    해당 목선은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피 중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이 승선했던 목선으로, 탈북 주민 2명은 전날 북한으로 추방됐다. <사진 제공=통일부>

8일 오후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목선을 북측에 인계하기 위해 예인하고 있다. 해당 목선은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피 중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이 승선했던 목선으로, 탈북 주민 2명은 전날 북한으로 추방됐다. <사진 제공=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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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정부가 동해상에서 북한 선원 2명을 나포했다가 흉악범죄자라는 이유로 되돌려보낸 데 대해 국내외에서 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13일 "설사 흉악한 살인범이라 하더라도 대한민국 관할로 와서 귀순의사를 밝힌 이상, 대한민국의 사법체계에서 조사와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16명을 죽인 흉악한 살인범이라는 주장과 함께 북한이탈주민보호법을 내세워 이들의 강제송환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설사 살인자라 하더라도 북한이탈주민보호법에 따라 보호대상에서 제외될 뿐이지, 강제북송을 해야 하는 건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실확인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흉악한 살인범이라는 의혹과 정황만으로 분단이후 처음으로 탈북민을 북으로 서둘러 보낸 것은, 정부가 설명하는 북한이탈주민보호법으로도 납득되지 않는 처사"라면서 "귀순의사를 명백히 밝힌 탈북민을 사지로 내몬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조국 사태에서 조국 가족들 수사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지지자들이 그렇게 요구했던게 바로 피의자 인권보호"라면서 "조국 가족만 소중한 인권이고 탈북민 인권은 인권가치도 없느냐"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태가 정부의 삐뚤어진 대북인식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의 미사일 발사도 도발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대통령 모친상중의 미사일 발사도 발인 이후니 배려한 것이라 믿고 싶어하고, 김정은이 금강산 시설을 들어내라는데 '오래됐으니 철거할만하다', '자유관광으로라도 가고 싶다'고 애원하는 게 바로 문재인 정부"라고 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바라기와 탈북민 거부감이 지금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의 지배적 분위기라면 탈북자 강제송환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이성과 합리가 살아있는 대한민국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도 이번 사태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의 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트워치(HRW)는 1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정부의) 빠른 북송 조치는 유엔 국제고문방지 협약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HRW는 또 한국 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해당 북한 선원 2명을 "학대 가능성"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북한의 사법체계는 극도로 잔인하며, (이들 선원 2명이) 고문을 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은 국제법상 불법"이라며 "한국은 두 사람에 대한 혐의를 철저히 조사하고, 그들이 북송되는 것에 충분히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의 이번 조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한국 정부의 집행관할권이 북한까지 미치지 못해 범죄자에 대한 수사를 하기 어렵고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주민들에 대한 추방조치는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은 연구원은 11일 발표한 '살인혐의 북한 주민 추방 사건 법적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 2명을 추방한 국내법적 근거는 출입국관리법상의 입국 금지 조항의 준용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조항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실장은 북한을 대한민국 영역으로 간주하는 헌법 제3조를 엄격히 적용하면 북한 주민 2명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할 수도 있지만, 정부의 이번 결정처럼 이들을 '외국인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자'로 보고 출입국관리법을 적용한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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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난민지위협약이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를 범한 자'는 난민의 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정부가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도 "타당한 해석 및 적용"이라고 판단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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