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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北·中·러에 잘못된 메시지"(종합)

최종수정 2019.11.13 13:31 기사입력 2019.11.1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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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령관 이례적 기자회견
한·미·일 안보협력 약화 우려
방위비 증액도 강조
지소미아·방위비 협상 입맞추기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12일 평택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면 주변국에 우리가 약하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은 에이브럼스 사령관 인터뷰 장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12일 평택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면 주변국에 우리가 약하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은 에이브럼스 사령관 인터뷰 장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종료된다면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한ㆍ미ㆍ일 안보 협력이 강하지 않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이어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의 잇따른 방한에 맞춰 GSOMIA와 방위비 분담금 등에 대한 한국 압박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2일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GSOMIA는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인 차이점보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GSOMIA가 없다면 (한미동맹이) 그만큼 강하지 않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주변국에) 보낼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국은 한ㆍ미ㆍ일 안보 협력과 대치하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군 안팎에선 올 연말까지 북ㆍ미 비핵화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할 경우 내년 북한의 탄도미사일ㆍ핵실험이 재개될 가능성이 큰 만큼 GSOMIA 종료가 한반도 대비 태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다수 제기됐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현재 진행 중인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 대해서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최근 한국 정부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 "나는 그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한미군사령관으로서 방위비 분담금의 최대 수혜자"라면서도 "주한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9200명이 지급받는 임금의 75%는 방위비 분담금 자금에서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캠프 험프리스만큼이나 훌륭한 수준의 기지 외에 다른 시설이 많이 있다. 우리는 이 시설들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이 후원하는 건축 자금(방위비 분담금)을 사용한다"며 "한국이 지불하는 돈이 한국 경제와 한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 군 당국이 연합 위기 관리 범위를 기존 '한반도 유사시'에서 '미국의 유사시'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진실이나 근거가 없다. 사실에 근접하지 않고,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이례적으로 한일 GSOMIA 종료에 대해 경고하고 나선 것은 미국 측이 우리 정부의 결정에 대한 불만과 압박을 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날 밀리 합참의장이 방한에 앞서 GSOMIA 유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히는 등 미국 측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지만 우리 정부가 입장을 바꿀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이번 발언은 기존에 비해 상당히 직설적이고 명료한 메시지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 9월5일 주한미군사령관으로는 처음 서울 안보대화에 참석, "한미동맹은 치열한 지상전 속에서 탄생하고, 공동의 가치와 희생으로 더욱 공고해졌으며, 양국이 당면하는 위협들로부터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약속이자 수차례 검증된 의지"라고 언급했다. 당시는 우리 정부가 GSOMIA 종료를 결정한 직후이고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측의 부적절한 언급에 대해 자제를 요청한 직후였다. 그만큼 미국의 실망과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이번에는 형식과 내용이 모두 달랐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인터뷰를 자청했다. 미국 측은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을 경우 주한 미 대사가 기자회견을 요청하곤 했지만 한미연합사령관이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도 아니고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인터뷰 날짜도 묘하다.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에 이어 한국을 찾는 밀리 합참의장의 방한 전날이다. 합참의장에 이어 한미연합사령관까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밀리 의장은 1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뒤 GSOMIA 문제에 대해 논의했는지 묻는 기자들에게 "조금"이라고 답하며 "(GSOMIA 문제가) 거기(한국)에서도 협의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우리는 (GSOMIA가) 종료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14일 서울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리는 제44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에 참석하고 오는 15일에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에스퍼 장관과 함께 자리한다. 현역 장성들의 발언에 이어 에스퍼 장관도 우리 정부에 직접적으로 GSOMIA 종료 결정 재고를 요구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번 SCM의 핵심 사안은 지난 8월 한미연합지휘소 훈련에서 시행한 전시작전통제권기본운용능력(IOC) 검증 결과 보고 등 전시 작전권 전환 문제 등이지만 GSOMIA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주장이 겹치며 한미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미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완비 등의 조건이 갖춰지면 그때 전시 작전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문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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