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남쪽사람도 환영합네다" 관광대박 꿈꾸는 北원산갈마관광지구

최종수정 2019.11.12 16:10 기사입력 2019.11.12 15:55

댓글쓰기

러시아 학자 "北에서 가장 많이 변화한 곳"
"절반은 북한사람…내국인 관광도 활성화"
신식 건물 마구 올라가고 평양은 호텔 부족
다만 인프라 부족·대북 제재 등 비관론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월 25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월 25일 보도했다.



"이렇게 크게 만들어도 되려나요. 관광객이 이렇게나 많이 올까요?"

"우린 손님 가리지 않습네다. 외국인이든 남쪽사람이든 누구나 환영합네다."


올렉 키리야노프 모스크바국립대 연구위원이 최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아 북한 관계자와 만나 나눈 대화다. 3년 전에도 원산과 금강산, 마식령 등을 찾은 바 있다는 키리야노프 연구위원은 "그 중 가장 많이 달라진 곳은 바로 원산갈마였다"고 말했다.


12일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가 서울 종로구에서 '금강산 관광에 대한 재고찰과 해법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최근 북한을 다녀온 중국·러시아 학자들의 북한 관광산업 현황 소개가 주목을 받았다.


특히 키리야노프 연구위원은 원산갈마지구와 금강산, 마식령스키장, 함흥 등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통해 북한 관광산업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그는 "매년 2~3번 정도 북한을 가는데, 갈때마다 북한이 얼마나 달라지고 있는 지 눈으로 보일 정도"라고 했다. 평양에서만 변화가 목격되는 것은 아니다. 키리야노프 연구위원은 "원산이나 함흥에서도 새로운 기운이 느껴진다"며 "주민들이 입는 의복 스타일로 달라지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를 대동하고 간부들과 관광지구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를 대동하고 간부들과 관광지구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키리야노프 연구위원이 특히 최근 주목한 것은 '관광에 눈을 뜨고 있는 북한'이다. 그는 "북한이 관광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원산갈마와 삼지연과 같은 특구지역만이 아니라 평양 등에서도 새로운 호텔을 짓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고 했다.


지난 9월에도 평양을 다녀온 그는 "평양에는 호텔에 방이 없을 정도였다"며 "북한 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고 새 호텔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곳은 원산갈마다. 그는 "원산에서 묵은 호텔에는 중국, 호주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있었다"면서도 "대다수는 중국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관광 열풍에 대해 "현지에서 본 관광객의 90%는 중국 관광객이었는데, 북한 당국도 그런 중국을 보고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내국인 여행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투숙객 절반은 북한사람이었다"면서 "국내 관광도 활성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시찰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시찰 모습.




북한은 정부 차원에서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최근 들어 늘리기 시작했다. 서철준 중국 연변대 경제관리학원 부원장(관광경영학과 교수)은 "북한은 현재 관광업 발전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자체 힘으로 관광산업을 키운다는 원칙하에서도, 다소 재원이 부족하기에 중국을 포함한 주변 나라의 투자유치를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부원장은 "김일성종합대학은 2014년 '투자와 관광학부'를 개설했다"며 "평양관광대학과 각 도 사범학원은 관광 전문가, 안내원, 통역원을 양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관광업이 발달한 나라에 유학생과 실습생도 파견할 전망"이라면서 "관광개발과 관리를 맡아할 일꾼들과 관광업에 필요한 전문가 양성사업에 힘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오른쪽)이 지난해 5월 26일 강원도 원산-갈마 해안관광지역 개발현장을 시찰하는 모습.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오른쪽)이 지난해 5월 26일 강원도 원산-갈마 해안관광지역 개발현장을 시찰하는 모습.



다만 이처럼 북한이 관광산업을 통한 경제발전의 꿈을 키우고 있는 것과 별개로,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평가다.


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관광산업은 교통과 연계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북한의 열악한 인프라가 관광업 발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북중 접경지역에 주목하는 것도,


서 부원장은 "중국은 몇 년 전 북한 관광개발지구에 대해 투자를 검토하다가 중단했다"며 "유엔 대북제재 영향도 있지만, 투자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키리야노프 연구위원은 "제 느낌으로 북한 측은 아직 대규모로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 사람들이 제일 답답해하는 불만은 혼자서 호텔 밖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이라며 "특별히 군인 사진을 찍을 생각이 없는데도 자유롭게 못 다니게 하니 일반인이 어떻게 사는지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광 비자를 받는데도 (많이)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여행 비용이 싸지도 않다. 비싸다. 러시아에서 태국이나 한국에 가는 게 더 싸다"며 "이런 걸 다 합치면 북한보다 동남아에 가는 게 낫겠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