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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반한 유통한류②]'한국적 매운맛'으로 美시장 점령한 농심 신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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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원료 고집이 만든 美 시장 성공
월마트부터 코스트코까지 대형매장 안착
공장 매출 14년 만에 8배 이상 '껑충'
"수 년 내 라면시장 1위 올라설 것"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랜초쿠카몽가에 위치한 농심 제1공장 전경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랜초쿠카몽가에 위치한 농심 제1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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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초쿠카몽가(미국)=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가장 한국적인 매운 맛으로 승부했습니다. 현지인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뜨거워 깜짝 놀랄 정도였어요. '전 세계 어딜 가도 라면 맛이 동일해야 한다'던 신춘호 회장님의 기지가 글로벌 시장에 제대로 적중한 것이지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부터 동쪽으로 약 39마일, 1시간 가량을 달려 랜초쿠카몽가에 도착했다. 그 곳에는 농심아메리카가 전날 몰아친 강풍에도 끄떡없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약 1만5600평 부지 제1공장에서는 신라면, 안성탕면 등 미국 시장을 휩쓴 베스트셀러 제품들이 연간 5억개 이상 쉴 새 없이 쏟아져나오고, 1만1000평 부지 물류센터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 및 멕시코 지역 소비자들에게 유통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랜초쿠카몽가에 위치한 농심 제1공장. 생산라인으로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캐릭터, 일러스트, 기차 소품 등을 이용해 농심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랜초쿠카몽가에 위치한 농심 제1공장. 생산라인으로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캐릭터, 일러스트, 기차 소품 등을 이용해 농심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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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의 커다란 'NONGSHIM' 로고를 지나쳐 한켠으로 들어서면 라면 생산공정을 견학할 수 있는 코스가 안내된다. 중앙조종실로 들어서면 라면 생산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작동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죽 공정은 사발라인과 봉지라인으로 나뉜다. 밀가루, 녹말가루, 비타민, 물 등이 뜨겁게 달궈진 워터탱크에서 소금과 함께 섞인 후 완성된 반죽은 7개 롤러를 지나며 원하는 두께로 압착된다. 이후 잘게 썰고 삶는 단계를 거쳐 2분 정도 튀겨진다. 튀겨진 면발은 쿨링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식혀진 후 스프 등과 함께 포장된다. 스프는 2층 공장에서 6~12시간 가량 제조된다. 제조과정은 총 25~30여분이다.

신라면이 박스 포장돼 나오는 모습

신라면이 박스 포장돼 나오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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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야채 등 원재료는 미국 현지에서 공급받고 향신료, 고춧가루 등 일부는 한국에서 가져오고 있다. 밀가루 원산지 차이로 인해 면발 식감은 살짝 다를 수 있지만 맛 자체는 한국과 유사하다. 농심아메리카에서는 6개 생산 라인을 통해 봉지면 10종, 용기면(컵ㆍ사발) 15종 등이 탄생한다. 농심아메리카 관계자는 "매출로 보면 봉지면이 제일 잘 팔리지만 사발면은 미국 시장 최초로 농심이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매출 순위로는 ▲신라면 ▲생생우동 ▲육개장 사발면 ▲스파이시 치킨 사발면 ▲김치 사발면 등이 상위권에 속한다.

한 현지인이 코스트코 내 입점된 농심 신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한 현지인이 코스트코 내 입점된 농심 신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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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미국에서 그야말로 '대박' 신화를 기록 중이다. 2017년 업계 최초로 미국 전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완료했다. 4400여 개의 월마트 대형매장부터 시작해 소도시 중소형 마켓까지 제품 입점을 모두 마쳤다. 540여개 코스트코에도 입점되고 있다. 2005년 30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공장 매출은 올해 2억5500만달러로 8배 이상 뛰었다.


이용훈 농심아메리카 마케팅 본부장은 "성공은 한 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며 "공장 설립 초기인 2005년 즈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맛 때문에 현지인들의 거부감이 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운맛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멕시칸쪽 히스패닉을 집중 공략했다. 이기로 농심아메리카 전무는 "특히 고급화 전략이 통했다"며 "밀가루 등 원재료의 '프리미엄'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았고 미국 라면시장 1, 2위인 일본의 동양수산, 일청식품 등과 비교했을 때 농심 제품은 4배 가까이 비싸지만 결국 웰빙 식품으로 현지인들에게 인정 받게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MSG를 사용하지 않아 웰빙 식품으로도 각인됐다. 과거 9대1이었던 아시안과 메인스트림 시장 비중은 최근 3대7 정도로 역전됐다.


신동엽 미국법인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남미까지 다양한 고객층이 농심 제품을 찾고 있다"며 "농심의 제품력과 체계적인 생산-유통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년 내 미국시장 1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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