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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높아진 IT 인재…빅테크發 금융빅뱅에, 달라진 은행 채용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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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토스·네이버 등 IT기업의 금융 진출 '테크핀' 가속화
은행권, 이공계 전문가 찾기 분주…"연봉 많이 줘도 인재 품귀 현상"
디지털 전환으로 역량 못갖추면 앞으로는 '철밥통' 뱅커 지위도 흔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에 이어 네이버가 내년 통장 출시를 예고하는 등 빅테크발(發) '금융빅뱅'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은행권에 IT 등 이공계 전문가 확보 열풍이 한창이다. 금융회사, 핀테크 업체 모두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경력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인재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은행에 디지털 전환이 역행할 수 없는 흐름이 되면서 기존 뱅커들의 자리도 빠르게 위협받고 있다.


1일 한 국내 시중은행장은 "현재의 은행, 미래의 은행 모두 상경계열을 전공한 직원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은행 업무가 자동화, 디지털화되면서 IT 베이스에 은행 업무를 접목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지만 역량을 갖춘 인력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은 앞다퉈 이공계 인재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전문가 상시채용을 진행했는데 이 중 IT 분야가 13개, 데이터ㆍ인공지능(AI)ㆍ클라우드ㆍ블록체인 등 신기술 분야가 8개, 디지털 분야가 9개로 총 30개에 달했다. 투자은행ㆍ기업금융(6개), 자산관리(5개) 등 다른 분야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컴퓨터공학ㆍ수학ㆍ산업공학ㆍ경영공학ㆍ통계학 등 이공계 전공자를 우대한다.


신한은행도 AI 엔진 기반 서비스 개발 등을 맡을 전문가 채용에 나섰다. 신입 채용에서도 '해커톤'과 같은 신기술 분야 경진대회 입상자나 IT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수료자 등 디지털 경험이 있는 인력을 우대해 채용하기로 했다. 기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IT DNA 이식 움직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임원부터 사원에 이르끼까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내 기초 코딩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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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너도 나도 이공계 인재를 찾아나서면서 금융과 IT 역량을 고루 갖춘 인력들의 몸값도 쑥쑥 오르고 있다. 국내 대표 핀테크업체 토스는 최근 경력직에 대한 파격대우 방침을 발표했다. 이달 입사하는 경력 직원에게 전 회사 연봉의 1.5배를 지급하고, 입사 한달 후 최대 1억원의 보너스 또는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약속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높은 연봉을 주고서라도 이공계 전문가 채용을 늘리려고 하지만 금융, IT 역량을 고루 갖춘 전문 인력이 많지 않다"며 "최근 대학 총장을 만나 관련 인력 육성을 요청했는데 적합한 교수진이 없다고 한다. 은행 뿐 아니라 금융업계 전체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디지털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은 불안한 은행의 미래와 맥을 같이 한다. 국내 최대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는 미래에셋과 손잡고 이달 금융 자회사 '네이버 파이낸셜'을 설립, 내년부터 통장, 주식, 보험 서비스 등을 출시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토스뱅크가 출범을 예고하고 있고 네이버까지 금융업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기존에 금융업을 독점해 온 은행도 변하지 않으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코너에 몰렸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최근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에서 "미래에는 알리바바, 구글과 같은 IT 기업이 KB의 경쟁자일 수 있다"며 디지털ㆍIT 역량 강화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테크핀'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기존에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뱅커 자리는 점점 더 위협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점포수는 2014년 1분기말 7683곳에서 올해 3월말 6931개로 5년간 10% 가량 감소했다. 점포수는 줄었지만 총임직원수는 같은 기간 11만8964명에서 11만8588명으로 제자리다. 해외에서는 디지털 전환의 대표주자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디지털 인력 채용을 늘리고 기존 직원을 디지털 직군으로 전환해 현재 디지털 인력이 전체의 25% 비중을 차지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저금리 시대, 디지털 흐름으로 은행업이 전방위로 위협받으면서 기존 은행원들도 미래에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안정적인 자리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며 "지금은 구성원 반대로 연봉제, 개인성과평가 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디지털이라는 외부 변수 속에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뱅커의 지위나 처우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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