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수괴 처단' 한 숨 돌린 트럼프…민주, 탄핵 공식화·첫 '직접 증언' 압박(종합)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과격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IS) 수괴 처단으로 한숨 돌리나 싶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숨가빠질 전망이다. 탄핵 절차를 진행 중인 미국 하원이 29일(현지시간) 공개 조사 및 검증, 반론권 보장 등을 위한 탄핵 조사 결의안을 공개했다고 미 주요언론들이 보도했다. 탄핵의 핵심 근거인 국가안보 위협 및 대가성(퀴드 프로 쿼·quid pro quo) 의혹을 인정하는 직접 목격자의 최초 증언도 나왔다.
이날 미 하원이 공개한 탄핵 조사 결의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하원 법사위원회가 탄핵 여부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때 증인 교차 심문 및 공식적 방어권을 부여 받게 된다. 또 하원 정보위가 한 차례 이상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공개적 증언을 듣기 위한 공개 청문회를 실시하도록 했다.
이어 법사위가 정보위로부터 조사 결과를 넘겨 받아 한 개 이상의 탄핵안 초안을 추천할 지 여부를 고려하도록 했다. 법사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팀 참여하에 증인 심문 등 추가 증거 확보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의 증언ㆍ소환장 거부 등을 막기 위해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에게 강력한 권한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지속적으로 하원 탄핵 조사 위원회들의 관련 조사 및 행정부로부터의 정보 수집을 방해하는 경우 트럼프 대통령 측의 변호사들을 증언 교체 검증으로부터 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 하원은 오는 11월11일 쯤 정보위의 공개 청문회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NYT는 전했다. 여기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대행,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문 등 그동안 비공개 청문회에서 증언했던 관련자들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은 오는 3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탄핵 조사 결의안을 전체 회의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날 하원 법사위, 정보위, 외교위, 정부감독개혁위 등 탄핵 추진 관련 4개 상임위 위원장들은 성명을 내 "우리가 이미 수집한 증거들 만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 대한 외국 정부의 개입을 압박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사용해 그의 권력을 남용했다는 그림이 그려진다"면서 "이전 탄핵 조사 절차에 따라 다음 단계는 비공개에서 공개 청문회로 넘어갈 것이며,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31일 표결에서 이같은 탄핵 조사 결의안이 온건파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표가 나온다 하더라도 결국 채택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현재 공화당 지도부는 반대 투표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결의안은 단지 여태까지의 하원 탄핵 조사가 불법적인 가짜 였다는 것을 확인해 줄 뿐"이라며 "백악관은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법사위에 제출할 편향된 보고서를 생산하기 위해 두 차례의 일방적 청문회를 실시하는 동안 아무런 참여도 보장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탄핵의 빌미가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인 '퀴드 프로 쿼' 의혹을 입증해주는 증언도 추가로 나왔다. 그것도 백악관에 파견된 현역 군인으로 지난 7월25일 트럼프 대통렁ㆍ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간 전화 통화를 직접 들은 관계자여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등의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속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은 이날 하원 탄핵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이에 이뤄진 문제의 통화를 직접 듣고 나서 미국의 안보를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고 증언했다.
빈드먼 중령은 7월25일 통화를 직접 들은 관계자 중 하원 탄핵 조사에서 증언한 첫번째 당국자다. 그는 NSC 당국자 및 펜스 부통령의 보좌관들과 백악관 상황실에서 해당 전화 통화를 청취했다.
빈드먼 중령은 사전 배포한 성명서에서 자신이 7월10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 릭 페리 에너지 장관, 존 볼턴 당시 백악관 NSC 보좌관 등이 참가한 회의에서 선들랜드 대사가 젤렌스키-트럼프간 회담을 보장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특정한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빈드먼 중령은 또 그 모임 직후 선들랜드와 만났는데, 그가 우크라이나의 2016년 미국 대선 관련,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부패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들랜드 대사에게 국가 안보와 아무 관련이 없는 바이든 부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NSC가 관여하거나 밀어 부칠 일도 아니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빈드먼 중령은 이어 "해당 전화 통화에 매우 우려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약화시킬 수 있는 당파적 행위로 볼 수 있다"면서 "이를 NSC 법률팀에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증언은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의 이달초 증언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선들랜드 대사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옹호하면서 "아무도 우려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원 탄핵 조사 위원들에게 증언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외국 정부에 미국 시민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함으로써 초래될 영향을 걱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3세 때 가족과 구소련을 도망쳐 나온 이민자 출신으로 가족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냈고 자신은 미국의 가치와 이상에 깊이 공감하는 애국자라면서 "정치나 당파에 상관없이 우리나라를 방어하고 진전시키는 것이 나의 신성한 의무이자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드먼 중령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얼마나 더 많은 '네버 트럼퍼들(Never Trumpers)이 완벽하게 적절했던 전화통화에 대해 증언하도록 허용해야 하나"라며 "사람들이 전화통화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패언론에 따르면 오늘 '네버 트럼퍼' 증인이 우크라이나 통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같은 전화 통화를 들은게 맞다고? 가능한 일일 수가 없다! 그에게 전화통화 녹취록을 읽어보라고 해라. 마녀사냥!"라고 주장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도 방송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3살때 미국으로 이주한 빈드먼 중령을 향해 '우크라이나 스파이'일수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빈드먼 중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이날 빈드먼 중령이 이라크전 참전으로 '퍼플 하트' 훈장을 받았다면서 "그의 애국심을 의심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방어했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그의 애국심은 의심의 져기다 없다"고 비판했다.
미 하원은 지난달 24일 탄핵 조사를 개시해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부패 혐의 조사, 2016년 미국 대선 관련 우크라이나 개입 의혹 등을 조사해달라며 우크라이나 측에 4억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를 미끼로 압력을 넣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실체 여부를 파헤치고 있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얻으려 외국 정부에 미국의 국가 안보와도 관련돼 있는 군사 원조를 미끼로 정적에 대한 조사를 요청해 미국의 헌법을 위반했다는 게 핵심 요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는 당연한 의무이며, 군사 원조를 미끼로 삼지 않았다며 '퀴드 프로 쿼'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하원 탄핵 조사가 계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 부인하는 '퀴드 프로 쿼' 의혹을 입증하는 증언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2일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도 하원 탄핵 조사 청문회에서 미국 정부가 정치적 동기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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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힐 전 NSC 유럽ㆍ러시아 담당 선임국장도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최측근의 우크라이나 압박 행보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서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나쁜 작전'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저지할 힘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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