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이달 초 디지털세 통합접근법 제안…제조업 브랜드 가치도 과세 대상
기재부, 지난 25일 기업 관계자들과 대책 논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소위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稅) 도입 범위가 구글, 페이스북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휴대폰, 가전 등 소비자 대상 제조업으로 확대된다. 네이버 등 IT기업 뿐 아니라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해외에 사업장을 둔 국내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초 '시장 소재지 과세권 강화'와 '초과이익에서 마케팅 무형자산가치'를 반영한 '디지털세 통합접근법'을 제안했다. 통합접근법은 영국과 미국 등이 제출한 4가지 제안서를 토대로 새롭게 구성한 디지털세 부과 방식으로, 글로벌 IT기업 외에 소비자 대상 사업을 하는 다국적기업도 납세 범주에 포함하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해외에서 수익을 올리는 구글 등 IT기업이 디지털세 부과 대상이었지만 올 들어 '브랜드 가치 등 마케팅의 무형자산에 대해서도 과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다국적 제조업체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OECD의 통합접근법은 '제안'이지만 사실상 방향을 설정한 것"이라면서 "앞으로의 논의는 이 방향에 따라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해외에 물리적인 사업장이 없더라도 일정 금액 이상의 초과이익이 발생하면 해당 국가가 과세하도록 권한을 부여하게 된다. 초과이익은 기업의 글로벌 이익 가운데 통상이익을 넘어서는 이익분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다른 제3국에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만 제공한다고 가정할 때, 현행 기준대로라면 미국과 한국의 과세당국만 법인을 통해 발생이익에 과세할 수 있다. 제3국은 물리적인 사업장이 없어 과세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통합접근법에 따르면 넷플릭스 본사가 있는 미국은 초과이익의 일부에 대한 과세권을 한국과 제3국에 이전하게 된다. 기재부는 이를 "과세권을 배분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한국 과세당국은 국내법인인 넷플릭스 코리아에 초과이익과 마케팅·판매활동에 세금을 부과하고, 새로운 동영상을 합작하는 등 '제조'활동이 있을 때는 추가로 과세하게 된다. 제3국은 넷플릭스가 현지시장에서 얻게 되는 초과이익분에 대해서만 디지털세를 부과하게 된다.


관심은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삼성, LG 등 국내 기업에 쏠린다. 전세계 곳곳에서 디지털세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이들 기업의 무형자산이 구글 등 IT기업과 달리 연구개발과 특허 등의 비중이 높아 소비자와 접점이 크지 않다는 점을 OECD에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5일 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해 삼성과 LG, 현대차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기재부가 디지털세와 관련해 기업관계자들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홍 기재부 국제조세제도과장은 "다음달 프랑스 OECD 본부에서 디지털세 공청회가 열리는데, 기업 차원에서 의견을 개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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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는 이외에 다국적 기업에 글로벌 최저한세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영업이익에 대해 최소 10~15%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소득산입규칙'을 주요 골자로 한다. OECD는 12월 이에 대한 별도 공청회를 열고, 내년 1월 말 총회를 개최해 디지털세 부과 대상 다국적기업 업종을 확정한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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