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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들 '민망한 레깅스' 낙인이 불편해…"남성들 시선이 문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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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 둘러싼 선정성 논란
일부 남성들, 레깅스 보기 민망해
여성들, 남자들 레깅스 문제 여성들로 돌려 분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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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무엇보다 편해서 자주 입어요, 그런데 남자들이 레깅스를 선정적으로 생각하니 불편하네요"


최근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입고 있던 여성의 하반신을 몰래 촬영한 남성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가운데 레깅스를 둘러싼 선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재판부는 레깅스에 대해 일상복이라고 판단했지만, 일부 남성들은 레깅스를 입은 여성들에 대해 '민망하다','선정적이다'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면 여성들은 레깅스를 '야한 복장','민망한 옷','선정적인 의상' 등으로 바라보는 남성들의 생각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A(23·이하 여성) 씨는 "운동할 때 레깅스를 주로 입는 편이다"라며 "레깅스를 입으면 안 꾸며도 꾸민 것처럼 보여서 하나의 패션 아이템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레깅스만 입기에는 민망할 때가 있어 그 위에 짧은 바지를 입을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성 역시 레깅스를 입는 이유에 대해 편안함을 꼽았다. 직장인 B(28) 씨는 "집 앞으로 운동을 다니는데, 매번 탈의실 가서 갈아입기도 귀찮고 번거롭다"며 "아예 집에서 처음부터 레깅스에 긴 티를 입고 출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상적으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애슬레저'(일상복으로 입는 운동복)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시장 성장세 역시 뚜렷하다. 산업통상자원본부에 따르면 국내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2010년 5000억 원에서 지난해 2조 원 규모로 증가했으며,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2020년 국내 애슬레저 시장 규모가 3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레깅스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직장인 C(25) 씨는 "최근 레깅스를 입은 여성을 몰래 촬영한 남성이 무죄라는 기사를 보았다"며 "유무죄를 떠나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 하반신을 촬영했다는 것 자체는 남성의 시각에서 이미 선정적으로 봤다는 것 아닌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20대 중반 여성 D 씨는 "평소 레깅스를 즐겨 입는 편인데, 실제로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면서 "최근 레깅스를 입는 사람들도 많은데, 왜 그렇게 쳐다보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이 잘못된 거긴 하지만, 누가 쳐다보면 나도 불쾌하니 레깅스를 입을 땐 긴 상의를 입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학생 E(24)씨는 "(지금 다른 나라에 있는데) 한국에서는 노골적인 시선 때문에 자주 입지 못했다"라며 "여기는 그런 시선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하러 갈 때나 친구들을 만날 때에도 레깅스를 자주 입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레깅스를 둘러싼 선정성 논란은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위스콘신주의 케노샤 고등학교가 레깅스를 입고 등교한 여학생을 집에 돌려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학생과 갈등을 빚었다.


또 2017년 3월 덴버 국제공항에서 미니애폴리스행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탑승하려던 10대 소녀 3명은 레깅스를 입었다는 이유로 게이트에서 제재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대학신문에 아들을 키우는 한 어머니는 여학생들이 레깅스를 입는 것에 대해 민망하고 선정적일 수 있으니, 레깅스를 입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최근 아이들과 함께 대학 캠퍼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많은 여학생이 레깅스를 입고 있어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며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레깅스 복장을 무시하기는 정말 힘들다"고 강조했다.


한편 레깅스를 둘러싼 선정성 등 논란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 30대 여성 직장인은 "레깅스 입은 여성을 몰래 촬영했다는 것은 불법촬영 문제이면서 동시에, 일상복으로 보이는 레깅스에 대해 그렇게 보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면서 "재판부가 판단한 피해자가 성적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 역시 피해자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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