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류청론] 교육 독재적 발상, 자사고 폐지시도 중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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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은 교육을 국가독점사업으로 생각하는 교육독재 발상이므로 철회돼야 한다. 자사고의 태생과 성장 과정은 국민 자유와 사회 각 분야의 자율성을 확대해온 우리 역사 흐름과 닮았다. 고교평준화라는 획일적 체제가 한계를 드러내자 사립고에 자율을 주어 돌파구를 찾고자 했던 것이다. 고교평준화 과정에서 공립교육체제로 흡수된 사립학교를 본래 모습으로 환원시키자고 했다.


그런데 교육부는 좌파ㆍ진보교육감과 손잡고 자사고를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어 '자사고 죽이기 3단계 전략'을 펼치고 있다. 1단계로 2018년 자사고의 우선 선발권을 폐지했다. 2단계는 2019년 평가 기준을 대폭 올려서 24개 평가 대상 자사고 중 10곳에 대해 재지정을 취소한 것이다. 이는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려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2~3년 동안 자사고 지위는 유지되지만 학생ㆍ학부모들은 불안감에 떤다. 3단계로 초ㆍ중등교육법시행령에서 아예 자사고 설치 근거 조항을 삭제해 제도 자체를 지우려 하고 있다.

자사고는 사학이 건학이념에 따라 정부지원 없이 자립적으로 다양한 교육을 하는 학교 모델이다. 그 존재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교평준화의 획일성과 무 경쟁의 부작용을 보완한다. 자사고는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생존과 발전이 가능하다. 학생에게는 학교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학교에는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는 권한이 주어지기에 기존 평준화에서 나타나는 무 경쟁과 무 긴장 문화를 극복할 수 있다.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정부 지원 한 푼 받지 않아 국민 세금을 줄여준다. 자사고는 일반 사립고와 달리 교육청으로부터 보조금 지원을 받지 않고 매년 3억~5억원 이상 학교운영비를 감당한다. 전국적으로 절감되는 예산은 연간 2000억원에 이른다. 셋째 자사고을 없애면 강남 등 명문학군에 쏠림현상이 심화돼 지역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올해 재지정을 받지 못한 8개 서울 자사고 중 6개가 강북에 있다. 이 학교가 없어지면 강남으로 이주하려는 수요는 늘 것이고 집값 상층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이다. 노벨경제학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 교수는 '평준화는 주거 지역별로 계층화를 조장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넷째 자사고 근거를 없애도 현재 자사고는 '기득권 존중' 원리에 따라 기존 자율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정권에 따라 존폐가 결정되면 제도의 안정성이 흔들려 교육현장에서 대혼란이 야기된다. 따라서 초ㆍ중등교육법에 고등학교 유형, 신입생 선발방법, 지정 취소 요건을 규정함으로써 정권 성향에 따라 특목고ㆍ자사고 운명이 결정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자사고로 지정되면 입시부정ㆍ회계비리 등 중대한 법령 위반이 없는 한 교육감이 평가를 통한 임의적 지정 취소를 할 수 없도록 법률 개정이 요구된다.


세계적으로 국가 권력이 사립학교 운영을 통제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없다. 일본은 1967년부터 2003년까지 운영한 학교군제(평준화)에서도 사립학교는 선발권을 유지했다. 평준화는 공립학교만 적용한 것이다. 이런 자율을 바탕으로 교육경쟁력을 키워 전 세계를 이끄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국민에게 사립학교를 자유롭게 설립하고 운영하는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자유민주주 성숙도의 한 지표로 인식된다. 사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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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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