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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심청' 공연서 심청 役 "저만의 색깔 있을 것"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김유진(18)에게는 '최연소 프로 발레리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는 2015년 3월13일 다니던 중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발레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공교롭게도 열다섯 생일날이었다. "당시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는 김유진을 지난 9일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만났다.


김유진은 11일부터 유니버설발레단이 예술의전당에서 하는 창작 발레 '심청'의 주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수석 무용수 강미선(36), 홍향기(30)와 함께 심청으로 발탁됐다.

"저는 처음 하기 때문에 미선, 향기 언니처럼 숙련된 모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저만의 색깔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사진= 김경진,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사진= 김경진,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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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은 2017년 10월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했다. 만으로 2년. 그동안 '백조의 호수', '지젤', '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등의 무대에 올랐다. 유니버설에 입단하기 전에는 이원국 발레단과 공연을 함께 하며 실력을 쌓았다. 이원국(52)씨는 국내 1세대 발레리노다. 중학교를 그만둔 이유도 이원국씨의 제안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는 것이니까, 선생님이 웬만해서는 와서 배우라고 안 하시는데 제안을 해 주시니까 좋았다." 부모님은 안 되면 다시 고등학교에 가겠다면서 어떻게든 2년만 버텨보겠다며 설득했다. 그렇게 김유진은 밤 10시까지 발레에 매달렸다. 실력은 발레를 모르는 부모님들이 인정할 정도로 빠르게 늘었다. 독하게 마음 먹고 2016년에는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쳤다.


만 2년 프로 발레리나로 활동했지만 심청은 좀 색다른 작품이다. "표현하는 것이 클래식 발레하고 다르다. 특히 상체를 움직이는 '포르드브라(Port De Bras)'가 완전히 다르다. 클래식 발레에서는 폴르드브라가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데 '심청'은 그렇지 않다. 정해진 포지션 같은 것을 다 없애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춤을 춰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 어려웠다." 달리 해석하면 자신만의 표현력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발레 경력이 쌓이면서 김유진이 요즘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바로 표현력이다. "발레에 집중하는 시간은 예전과 똑같다. 다만 과거에는 춤 추는 것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연기나 표현력 등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영상을 보면서 연구도 많이 한다."

[사진= 김경진,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사진= 김경진,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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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은 유니버설발레단이 1986년 초연한 창작 발레다. 한국 고전 소설을 어떻게 서양 발레에 접목할지 주변의 의구심이 많았다. 하지만 러시아 모스크바,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과 워싱턴 등 세계 12개국 40여개 도시에서 공연하며 호평 받았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 4~6일 또 다른 창작 발레 '춘향'을 공연했다.

"'춘향'을 본 관객들이 한국적인 것이 서양 문화인 발레로 잘 표현된 것이 놀랍다고 평한 것을 봤다. '심청' 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유진은 열다섯 생일에 스스로 삶을 결정할 정도로 당차다. 유니버설발레단 관계자는 "당차서 무대 위에서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유진은 "긴장하다가도 막상 공연이 닥치면 떨지 않는다. 공연 이틀 남기고 떨면 내가 손해인 것 같다"고 했다.


김유진은 또 밝고 명랑했다. '낭랑(朗朗) 18세'가 무엇인지 보여주는듯 했다. 그는 웬만한 클래식 작품은 다 해본 것 같다면서도 "10대가 가기 전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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