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실종' 위기론에 다시 손잡은 여야
문희상 국회의장, 여야 5당 대표 '정치협상회의'…광장정치에서 여의도 정치로, 정치복원 시험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강나훔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7일 '정치협상회의' 신설에 합의한 것은 정치 실종 사태에 대한 위기론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 8월 이후 계속되는 조국 대전(大戰)으로 극단적으로 진영이 갈린 '광장정치'가 확산되면서 대화와 타협을 토대로 한 정치적 타결은 설 자리를 잃었다.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이뤄진 대규모 집회는 광장정치 부활과 여의도정치의 위축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문 의장은 초월회 모임에서 여야 대표들을 만나 "국회는 사회의 모든 갈등과 대립을 녹일 수 있는 용광로가 되어야 하는 곳"이라며 정치 복원을 당부했다.
광장정치 대결에서 먼저 한 발 물러선 쪽은 자유한국당이다.
한국당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을 위한 광화문 집회를 12일 개최하려고 했으나 시민사회단체에서 계획하는 9일 광화문 집회에 많은 국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12일 집회는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제안으로 결정된 사안이다.
국론분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총선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광화문 집회에 모인 인파는 사실상 '집토끼'라는 판단이 담겼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총선에선 중도층 민심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 시국은 각자의 지지층만 결집하는 모양새"라며 "광장정치는 양 진영에서 벌이는 소모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치협상회의는 정치 복원의 시험대다. 문 의장은 검찰 개혁, 사법 개혁, 선거제도 개혁 등을 우선적 과제로 삼을 계획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올라와 있는 사안 역시 충분한 논의를 통해 타협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주목할 부분은 그동안 논의 테이블이 없어서 여야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여야 지도부의 합의와 파기, 불이행과 책임공방 등이 반복되면서 여의도 정치가 혼탁해졌다.
이번 합의 역시 정치 복원으로 연결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조국 대전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다. 한국당 의원들의 패스트트랙 수사도 정국의 불안 요인이다. 정기국회 기간이라는 점에서 강제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수사의 진행 속도와 내용에 따라 정국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여야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원 자녀 비리 전수 조사 문제도 정치 복원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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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조건을 붙여서 (국회의원 자녀 비리 전수조사에 대한) 국민 약속을 어겨선 안 된다"면서 "민주당은 국회의원 입시비리 전수 조사를 위한 법안을 다음 주 중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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