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철도 안전', 관리 부실·차량 노후화 심각
국정감사서 '철도 안전' 도마
올 들어 신호제어 설비 고장 증가·KTX 등 차량 고장 건수도 103건 달해
손병석 코레일 사장, 재차 사과…"노후차량 교체·시설 개량 분야에 투자"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철도 안전’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아온 국토교통부를 포함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철도시설공단 등 산하기관의 허술한 안전관리가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안전에는 베테랑이 없다”면서 안전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묻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표명했지만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잇달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7일 국토부 산하 철도 관련 기관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한 안전문제는 대형사고와 직결되는 신호안전설비 고장을 비롯해 의무화된 영상기록장치 미설치, 급격하게 늘고 있는 노후 차량·설비 등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발생한 ‘강릉선 KTX 궤도이탈’ 사고의 원인이었던 신호제어 설비 고장은 올 들어 되레 증가했다.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신호제어 설비 고장 사례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12건으로 동일했지만 2019년 25건(9월까지 누적)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선로전환기 고장에 따른 부품 교체 건수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4건에 불과했으나 올해 9월까지 12건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KTX 등 주요 열차의 고장건수도 올해 103건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KTX를 포함한 각종 기관차와 전동차의 고장건수가 올해 8월말까지 103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86건을 이미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차량 고장 건수는 2015년 99건, 2016년 106건, 2017년 118건이었다. 최근 5년 동안 512건의 고장 사례 중 제작결함이 11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적요인(55건), 일시장애(33건)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집계한 고속·일반철도의 궤도·토목·건축시설물 하자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4981건에 달했지만 현재까지 시정이 완료된 하자는 2342건에 불과했다. 보수가 완료된 하자가 겨우 절반에 그친 셈이다.
관리 인력은 줄고 있다. 열차 운행 횟수가 392회가 증가하는 등 코레일이 관리해야 하는 양적 규모는 증가했으나 역사 당 인력은 2008년 10.7명에서 8.1명으로 줄고, 열차당 인력은 2.5명에서 2명으로 감소했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 거리는 같은 기간 692km 길어졌고, 역사는 58개 늘었다.
사후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필수적인 영상기록장치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던 사례도 확인됐다. 2017년부터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영상기록장치 미설치 사례도 적지 않았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인한 전방 영상기록장치 미설치 차량은 77량에 달했고 장치 훼손을 확인하고도 사후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례도 확인됐다. 2017년 1월 20일부터 시행된 개정 철도안전법은 모든 철도 차량에 영상기록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더욱이 1274개 영상기록장치 중 2017년 설치 이후 한번도 점검하지 않은 장치는 14개, 올해 9월까지 미검검 장치는 127개로 집계됐다.
박재호 의원은 “철도사고 원인조사 때 선로상황 등에 대해 기관사의 진출에 의존하는 등 원인규명에 한계가 있어 영상기록장치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전방 촬영장치 미설치, 훼손, 관리 미흡 등으로 설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토부 철도 산하기관의 관리부실과 함께 급격한 노후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을 통해 집계한 운행 20년 넘는 노후차량의 비중은 35%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소유한 화물용 열차를 포함하면 전체 1만6272량 중 47%인 7583량이 20년을 넘겼다. 무엇보다 20~24년된 차량이 4925대에 달해 갈수록 노후차량이 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윤 의원은 코레일이 보유한 차량 중 2024년까지 폐차 대상차량은 전체의 43%인 1130량으로 폐차 재원만 1조5000억원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철도시설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비용 증가 지적은 지난해에 이어 반복됐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최근 10년 동안 진행된 157건의 철도공사 중 123건의 공사기간이 연장돼 1조2100억원의 공사비가 증가했다고 비판했다. 공사당 평균 100억원의 비용이 더 든 셈이다. 공사기간이 가장 많이 증가한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제5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는 2012년 7월 5일에 착공해 2014년 12월 25일이 준공 예정이었으나 올해 12월 30일로 공사기간을 1831일 연장한 상태다. 아울러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제3-2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는 전체 공사비가 기존 공사비 대비 13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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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철도 안전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 “앞으로 5년 동안 노후차량 교체에 3조2000억원, 시설개량 분야에 4조5000억원을 투자해 기본 인프라를 개선하겠다”면서 “철도 안전이 최고 수준에 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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