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이란 문제 해결 못하면 국제유가 급등할 것"

미국 CBS방송 '60분'과의 인터뷰…"카슈끄지 암살 책임인정…직접 지시는 안 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란 문제를 전 세계가 함께 해결하지 못하면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이란에 대한 강력하고 명확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세계의 이익을 위협할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원유 공급 차질로 국제유가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까지 뛰어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전쟁행위라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는 중동 지역이 세계 에너지 공급의 30%, 교역량의 20%, 국내총생산(GDP)의 4%를 책임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것들이 모두 멈춘다고 상상하면 이는 세계 경제 전체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다. 그는 "사우디 정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기 때문에 사우디의 지도자인 내가 모든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또 "이것은 극악무도한 범죄였다"라고도 인정했다.

슈끄지 암살을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거듭 부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으로 자신을 비난한 카슈끄지를 살해하라고 지시했냐는 질문에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8일 온라인에 공개된 PBS 다큐멘터리 '프론트라인'에서도 "카슈끄지 암살은 내 감시 아래 벌어졌다. 그러므로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일어났다"며 선을 긋는 말도 덧붙였다. 암살 용의자들이 측근 공무원들인 것에 대해 포괄적인 책임은 인정하지만 암살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발언은 카슈끄지 살해 1주기를 며칠 앞두고 나왔다. 미국에 거주하며 사우디 왕정을 비판해왔던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2일 터키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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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