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정위 외부인 접촉 금지 '흐지부지'…"원점부터 재검토해야"
접촉 사유…자료제출 의견청취 35.3%, 사건이외 업무 12.5%, 디지털 증거수집 11.0%
공정위 관계자 "심리적 부담으로 업무 처리 소극적"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김민영 기자]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김상조표 외부인 접촉금지' 정책이 유명무실화 되고 있다. 지난해 52건의 관련 제도 위반 사례를 적발했던 공정위는 올해 단 한건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는 도입 초기부터 "외부인과의 소통을 과도하게 제한해 공정위가 독단적으로 사건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26일 공개한 '외부인접촉보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인 접촉 보고 건수는 총 2344건이었으며 규정 위반으로 처분한 사례는 52건으로 집계됐다. 접촉보고 누락으로 3명이 경고를 받았고 나머지 49명은 주의 조치를 받았다.
외부인접촉신고 규정은 김상조 정책실장이 공정위원장이였던 시절 대형로펌 대기업과 직원 간 유착을 근절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직원이 3가지 유형(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소속돼 있으면서 공정위 관련 업무를 취급하는 자ㆍ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등의 법률전문 조력자 중 공정위 사건 담당 경력자ㆍ퇴직자 중 기업집단 소속회사 및 법무법인 등에 재취업한자)의 외부인과 접촉할 경우 5일 이내에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 제도는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외부와의 소통을 지나치게 차단해 공정위가 독단적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확인ㆍ소명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기업 등 시장참여자에게 의견청취를 해야하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행위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해 공무원의 운신의 폭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제도로 인해 공직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이 가장 클 것"이라며 "이러한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업무를 소극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이후 공정위가 올해 제도 위반 여부에 대해 단 한 건의 위반 사례도 적발하지 못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2019년 외부인접촉 사례의 경우 현재 엄격하게 점검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점검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기간 외부인 접촉관리 규정이 전문성 악화를 조장할 것이라 지적한 바 있다"면서 "제도를 실시한 해의 규정 위반 건이 이렇게 많은 것이 전위원장의 조직관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면, 수시로 다양한 시장의 목소리를 경청해야하는 공정위가 특성에 맞지 않은 구조를 제도화한 것은 아닌지 원점에서 검토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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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외부인 접촉 보고 규정 위반을 소속별 현황을 보면 디지털 조사분석과 12건, 카르텔총괄과 4건, 공정거래위원회 4건, 입찰담합조사과 3건, 가맹거래과 3건, 카르텔 조사과 3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총 23개 소속과에서 규정을 어겼다. 6월 기준 접촉사유별 보고 현황을 보면 총 2344건 중 진행사건의 자료제출 의견청취가 829건(35.3%)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건이외 업무관련 295건(12.5%), 진행사건 디지털 증거수집 258건(11.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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