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포기 할지 자기도 몰라…한·미·중·일·러가 만들어 나가야"
'동아시아정세변화와 한반도 미래' 국제회의
"제재완화로 北시장경제 물꼬 터뜨려 변화 촉진을"
"북·미 신뢰 낮아…주변국 국제협력으로 뒷받침"
김연철 통일부 장관(가운데)이 23일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열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47주년 및 북한대학원대 3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박재규 경남대 총장(오른쪽) 등과 입장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에 빠졌던 북·미 대화가 다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말로 핵을 포기할 수 있을 지 여부는 본인 스스로도 알 지 못하며,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는 것은 결국 국제사회의 협력과 공조라는 주장이 나온다.
23일 북한대학원대 개교 30주년을 맞아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학자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비핵화는 북·미, 남북에게만 맡겨진 과제가 아니며, 그럴 경우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평가다.
진징이 중국 베이징대 교수는 "지난해부터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가'라는 것인데, 이는 김정은 자신도 잘 모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국제사회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정도의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북한이 경제를 키우고 최빈국에서 탈피, 국제사회에서 정상일원이 되도록 국제사회가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내부에서는 시장경제가 확산되고 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시장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이라는 나라는 수령유일지도체제인데, 그 밑바탕은 '충성'이다. 그런데 시장경제가 확산하면서 '돈'을 내야하고, 거기서 시장에 대한 충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를 보다 확산시켜야 한다"고 했다.
진 교수는 역설적으로 '제재 완화'가 오히려 북한의 비핵화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은 폭발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면서 "오히려 제재를 확 풀어주는 쪽으로 가면 오히려 감당할 수 없는 (경제적)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을 변화시키는 지름길은 북한을 시장경제에 빠뜨리는 것"이라면서 "현재의 단순한 사회가 (시장경제 발전으로 인해) 복잡한 사회로 커져나가면서 개혁개방을 통해 세계무대에 합류하게 하면, 북핵 문제 해결도 그만큼 커진다"고 강조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열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47주년 및 북한대학원대 3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알렉산더 제빈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문제연구소장은 특히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제빈 소장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면서도 진전을 이뤄내는 속도가 늦다고 했다. 그는 그 원인으로, 북한이 미국을 상대하는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북한이 미국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제빈 소장은 "북한의 관점에서 볼 때는 미국의 대통령, 정권이 바뀌었을 때 기존에 맺은 협상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고, 트럼프와 비핵화 협정을 맺어도 그 이후 다른 정권이 들어섰을 때 기존의 협정이 무효화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때문에 미국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러시아도 북한 비핵화를 지지하는 공조체계를 이뤄야 한다고 제빈 소장은 말했다. 그는 "아직도 한반도 문제에 관해 국제협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4대 열강 사이에 공통된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칼라 프리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미국이 한국정부는 물론 중국과도 교류하며 북한과 관련된 공통의 우려사항에 함께 대처하고 비핵화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도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여기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열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47주년 및 북한대학원대 3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이수훈 경남대 교수(왼쪽 세 번째)가 동아시아 정세 변화와 한반도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미국과 협상을 하면서 중국에 수차례나 방문하고,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이를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면서 미국과 협상을 진행했다"면서 "한국도 그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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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훈 경남대 교수는 "아직까지는 북·미가 완전한 신뢰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국제조율과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은 3자구도(남·북·미) 구도로 나아가고 있는데, 한반도를 둘러싼 4대 열강과의 협력과 조율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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