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 1차관 "수급 악화되면 전략비축유 방출 검토…대체수입선 확보"(종합)

정부 "국내 정유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대체 수입선 확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각 기관 보유한 핵심 기능에 집중해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사우디 사태에 대해 "정부는 국내 정유업계와 협력해 대체 수입선을 조속히 확보하고, 수급 상황이 악화되면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기준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비축유 및 재고물량은 총 약2억배럴이며 이중 정부 보유분 전략비축유 9600만배럴로 파악된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 모두발언에서 "향후 중동지역의 정정불안이 확대되며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설 2곳이 무인기 공격을 받으면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김 차관은 "지난 주말 사우디 핵심 석유 시설이 피격당하면서 국제유가 불안 가능성이 커지는 등 중동지역 불안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했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공급 계약, 비축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에 원유 수급을 단기간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단계에서 수급 영향을 우려하는 것은 무리고, 사우디 현장에서의 공급 중단이 어느 정도 인지와 얼마만큼 빨리 회복할지 등을 분석해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국제 유가상승으로 인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오늘 회의에서 이번 사태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또는 각 국제 금융 시장에서 전문가들이 어떻게 보는 지에 대한 분석을 공유했다"면서 "금리 인하 조치는 미국의 결정이고, 우리는 어떤 결정이 내려지느냐에 대해 상황 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 필요성이 대두된 것과 관련해선 김 차관은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핵심 기능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2013년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방안을 마련할 당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뚜렷하게 다른 정책 금융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