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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전투복의 과학…잘 살고, 기술 좋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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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전투복인 '워리어플랫폼'을 입고 훈련 중인 장병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래형 전투복인 '워리어플랫폼'을 입고 훈련 중인 장병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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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국군의 전투복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얼룩무늬 전투복도 아닌 국방색 민무늬 전투복 세대인 기자의 입장에서는 요즘 전투복인 디지털 무늬 전투복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객관적인 평판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섬유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4위의 섬유기술국으로 세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군의 전투복은 후진국 수준이라는 혹평을 받습니다. 2014년부터 보급된 '디지털 무늬 전투복(사계절 전투복)'은 위장 패턴과 색상·디자인 등에서는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뻣뻣하고 습기를 쉽게 먹어 무거워지는 단점 때문에 '땀복'이란 비아냥을 들어야 했습니다.


내구성이나 기능보다 겉모습에 치중했기 때문일까요? 이 전투복은 2011년부터 950억원을 투입해 만들어졌는데 평가는 참으로 초라했습니다. 전투복을 만들 때는 '군사용 섬유(밀리터리 섬유)' 소재를 사용합니다.


영하 30℃를 비웃는 엄동설한과 뜨겁고 축축한 밀림, 화생방 오염지대 등은 군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또 다른 적입니다. 이런 환경을 이기기 위한 비밀병기가 바로 전투복입니다. 한국군의 전투복이 땀복이란 비아냥을 듣는 것은 그 '비밀병기'로서의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이겠지요.

혹한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특수방한복용 섬유를 사용해야 합니다. 섬유 속에 아주 얇은 전선들을 넣어 전기담요처럼 열선에 전률를 흘려 열이 발생하게 합니다. 3볼트의 전류만 흘려줘도 최대 110℃까지 온도를 높일 수 있어 두껍게 입지 않아도 작전이 가능합니다.


혹서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혹서기용 개량섬유가 필요합니다. 기존 밀리터리 섬유에서 나일론 함량을 더 늘려서 얇고 가벼울뿐 아니라 통풍도 잘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땀에 흠뻑 젖어도 1시간 안에 완전 건조돼야 합니다.


화생방 오염지역에서는 'CBRN(화학(Chemical), 생물학(Biological), 방사선(Radiological), 핵(Nuclear))' 방어용 섬유로 만든 전투복을 입어야 합니다. 기존 밀리터리 섬유에 첨착활성탄을 섞어 만들면 옷에 달라붙는 독가스, 생화학성분, 방사능물질 등이 첨착활성탄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제거 됩니다.


세계 최강이라 평가받는 미군 전투복은 어떨까요? 현재 미 육군이 사용하는 기본 전투복(ACU)은 미국 섬유업체인 인비스타사의 ‘T420 나일론66’과 ‘면’을 50대50으로 혼합한 듀폰사의 ‘코듀라 니코’ 원단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코듀라는 스포츠용품부터 청바지까지 사용되는 유명한 섬유입니다.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워리어플랫폼 발전 세미나에서 소개된 신형 소재 전투복과 첨단 장비를 장착한 군인들의 모습. [사진=아시아경제 윤동주 기자]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워리어플랫폼 발전 세미나에서 소개된 신형 소재 전투복과 첨단 장비를 장착한 군인들의 모습. [사진=아시아경제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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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듀라 니코 원단은 100% 면보다 강도가 4배, 폴리에스테르·면 혼방보다 2배 높고, 통기성은 100% 면과 같으면서도 수분 건조 속도는 훨씬 빨라 고가의 기능성 의류와 비교해도 성능이 월등하다고 합니다.


우리 군도 새로운 전투복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변화한 한반도의 전투지형과 부대별 특성과 임무에 따라 전투복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군은 '워리어플랫폼' 프로젝트에 따라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개인 전투장비를 모두 개선한다고 합니다. 병사들은 이르면 내년쯤 모두 새 전투복으로 갈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군은 가볍고 시원한 생활기능이 강조된 전투복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새로 개발되는 전투복은 지금 전투복에 사용된 원단의 가격보다 3배 가량 비싼 원단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생활기능을 갖춘 전투복도 좋지만, 병사들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투에 최적화된 전투복이 보급되길 바랍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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