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팔라고 해도 못파는 저축은행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정부가 저축은행에서 펀드를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준 지 3년이 넘었는데도 펀드를 팔고 있는 저축은행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와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016년 6월 공모펀드 판매 채널 확대를 위해 저축은행, 카드사, 농협, 신협 등 상호금융권, 우정사업본부에서 펀드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비교적 손실 가능성이 낮은 머니마켓펀드(MMF)나 국공채, 채권형 펀드부터 팔도록 하고 향후 상품군을 늘린다는 방침이었다. 저축은행의 경우 자산 3000억원 이상,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7% 이상, 자기자본 250억원 이상 요건을 모두 갖춰야 펀드를 팔 수 있도록 제한 장치도 뒀다.
상위 30여개사가 이 조건에 해당되지만 현재 영업점에서 펀드를 파는 저축은행은 전무하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 판매를 위한 전산 시스템을 갖추고 직원 교육과 자격을 갖추게 하는데 많은 비용이 드는 반면 실적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해 팔지 않고 있다”며 “또 괜히 펀드를 팔았다가 대규모 손실이라도 나면 저축은행에 책임을 물을 소지도 있다는 게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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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은 이번 파생결합증권(DLS) 대규모 손실 우려 사태에서 벗어나 있지만 안심하고만 있을 처지가 못 된다. 언제까지 예대마진으로만 먹고 살 수 없기에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팔아야 하지만 직원 전문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고객들도 대출이나 예ㆍ적금 외에 다른 걸 기대하지 않아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보험과 골드바를 팔고는 있으나 실적이 극히 적다”며 “예대마진에서 나오는 적당한 수익을 추구하다 보니 업계 전반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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