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알못 탈출기] 감자는 무조건 악재일까?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대내외적 기업환경이 악화되고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과의 무역분쟁 등 국제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유독 자본감소, 즉 '감자'를 하겠다고 공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감자를 하면 회계상 자본잠식이 사라지면서 재무건전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주주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회사가 부실하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라 손실로 여겨지다보니 최근 감자 공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흔히 "감자탕 끓인다"는 식의 비난 댓글이 쏟아지면 주가가 엄청나게 빠지곤하죠. 현재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별도재무제표상 2년 연속 자본잠식에 빠진 곳은 40여곳 정도로 알려져있습니다. 특히 상장사는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서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상황이 더 악화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사실 감자 공시하나가 무조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량한 기업이 발행주식수와 주가 조절을 위해 적정비율의 무상증자를 실시하거나 자본금이 지나치게 많다고 판단해 유상증자 등을 실시하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런 좋은 기업들은 감자할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죠. 보통 자본잠식이 너무 심해 급박하게 무상감자를 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에 감자 이전부터 문제가 많은 기업들이 하니까 악재로 작용하게 되는 셈입니다.
원래는 감자를 하면 주당 가치는 상승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주당 200원인 A기업의 유통주식 2만주를 20:1로 감자한다고 하면, 주식 수는 1000주로 감소하고 200원인 주당가격은 20배로 올라 4000원이 됩니다. 그러니 무상감자를 하더라도 주주가 가지고 있던 주식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20:1이나 되는 높은 비율의 감자를 실행할 정도면 이미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기업일 가능성이 높고, 이런 기업의 주당 주가가 20배가 올랐으니 매수세는 뚝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결국 주가가 순식간에 내리막을 걷게 되는 셈이죠.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악의적으로 30:1 이상 비율로 감자를 한 뒤,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자마자 주식양수도와 함께 유상증자를 해서 대주주만 이익을 보고 주주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감자 공시 앞뒤로 유상증자, 특히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공시가 나와있는 경우에는 감자 단행일자를 잘 보며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