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 ‥기로에 선 삼성
일본 정부의 일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이동우 기자]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앞둔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본사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삼성 임직원들은 2016년 11월 검찰의 삼성전자 본사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약 3년간 끌어온 '국정농단' 사건이 마무리되길 간절히 바라는 분위기다.
삼성 임직원들은 미래를 향한 선택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1심 재판 전부터 구속돼 약 1년간의 수감생활을 이미 한데다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총수의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집행유예 선고로 석방된 이후 해외 출장 등을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경영행보를 이어왔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재판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불안한 상황에서도 이 부회장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현장 경영 행보를 지속했다"며 "이를 통해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 2030 비전' 등 삼성전자 미래 성장 동력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 대안이 마련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 결과로 이 부회장의 항소심 결과를 확정지을 경우 삼성은 대내적 불안을 해소하고 대외적으로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할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선 2009년 이건희 회장이 발표한 '삼성전자 비전 2020'이 내년으로 만료되는 만큼 이 부회장이 '뉴 비전'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간 이 회장의 와병 이후 2015년 '메르스 사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2017년 구속수감, 2018~2019년 글로벌 무역분쟁 등 대형 악재들로 이 부회장이 총수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파기 환송의 경우 재판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의 미래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판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적으로 총수로서의 역할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등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에다 미ㆍ중 무역분쟁 격화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재판으로 제때 경영판단을 내리지 못하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재판부가 사건의 본질을 총수가 적극적으로 청탁한 '전형적인 정경유착' 사례로 판단할 지, 권력자의 요구에 의한 '수동형 뇌물사건'으로 판단할 지에 따라 향후 50년간의 삼성의 미래가 갈린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재판으로 인해 큰 의사결정 사항은 거의 중단된 상황"이라며 "재판이 파기환송될 경우 큰 환경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이 부회장의 경영판단이 올스톱되는 등 경쟁력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삼성 뿐만 아니라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있는 기업들과 재계단체들도 긴장 속에 이번 판결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재계는 재판부의 관용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기업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불확실성"이라며 "오늘 판결로 삼성이나 재계에 숨통이 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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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근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파기환송은 총수의 발목에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채워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다시 재판이 시작되면 기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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