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시민소통 후 실무협상"
사실상 서울시와 협상 중단
시간 끌어 사업무산 의도 지적

市 의견 수렴 나섰지만
시민단체와도 불통 지적
"시민위원회는 구조적 한계
市 제안 내용 안에서만 논의"

市 "토론서 정책결정 못해"

"소통 없다"…평행선 달리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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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이춘희 기자] 광화문광장을 새롭게 조성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행정안전부와 서울시가 결국 공식 협상을 사실상 중단했다. 행안부가 서울시에 시민 소통 후 실무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기 때문인데, 서울시는 시민단체와 만난 자리에서 소통보다는 설득만 하려 한 모습을 보여 역효과가 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울러 행안부가 서울시에 의견 수렴을 요구한 것을 두고 '시간 끌기' 아니냐는 시각도 나와 상황은 갈수록 꼬여만 가는 형국이다.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해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소통 과정을 보완하겠다"며 "27일 워크숍을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겠지만 현재로선 기존 계획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지상광장 2개와 지하광장 1개를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광장을 3.7배 확대하고 과거 모습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로 서울시가 추진해왔다. 이대로 하려면 주변 정부서울청사 등 행안부 부지가 영향을 받게 돼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서울시의 재구조화 계획 발표 이후 행안부는 2차례 공문을 보내 사실상 재구조화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우회도로 개설에 따른 행안부 부지 저촉 문제와 시민사회 공론화 작업 필요 등을 이유로 들었다.


2018년 4월 발표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조감도 (자료: 서울시)

2018년 4월 발표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조감도 (자료: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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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측간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관련 시민단체들과의 소통에도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ㆍ건축 관련 시민단체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 관계자들이 참석한 토론회에서 서울시는 시민단체와 접점을 좁히기는커녕 서로 간 소통 부재를 확인하고만 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광화문광장은 작년에 기본 계획만 나온 수준이고 종합계획이 아예 없는 상황"이라며 "가장 중요한 계획수립 과정을 둘러싸고는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은희 도시연대정책연구센터장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위해 시민위원회가 발족했는데, 위원회는 서울시뿐 아니라 시민사회와도 소통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설정한 내용 안에서만 논의가 가능한 구조라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단체들의 비판에 대해 "토론은 서로 간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의견을 참고하기 위한 것이지 그 자리에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개인과 단체 등이)반대한다고 해서 4년 간 추진해 온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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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의 제동 걸기에도 곱지 않은 시각이 제기된다. 행안부는 정부서울청사의 역사적 가치 훼손과 여론 형성 문제를 내세우긴 했지만, 시간을 끌어 사업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실제 행안부 측은 서울시와 '실무적 소통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재구조화 사안별 문제나 구체적 회의 날짜 등에 대해선 추가 언급을 피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구조화와 관련해서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 방법론까지 말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만남 자체를 거부할 이유는 없지만 정리가 되면 실무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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