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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세종시대 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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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과천정부청사에 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종시로 이전했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설치된 체신부와 그 뒤를 이은 정보통신부가 70여년 만에 광화문, 과천시대를 마감하고 세종시에 둥지를 틀게 됐다. 바야흐로 외교, 안보 관련 부서를 제외한 전 경제, 사회, 행정 부처의 세종시 이전으로 세종시가 사실상 행정수도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사실 정보통신부만큼 파란만장한 변신과 이전의 역사를 가진 부처도 없다. 1948년 체신부로 시작된 통신 전담부서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년 정보통신부로 변경되었다. 정보화와 정보통신산업 육성을 전담하면서 정보통신 강국의 신화를 만들어 가는 중에 2008년 이명박 정부는 14년 만에 정보통신부를 해체하고 이를 방송위원회와 통합해 방송통신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때 정보통신부의 일부 업무가 행정자치부, 산업자원부, 문화관광부로 이관됐다.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타 부처로 이전된 업무를 다시 통합하고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업무가 이관되어 미래창조과학부가 설치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7월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명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변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광화문 한복판 현 KT청사에 있던 체신부, 정보통신부는 1995년부터 3년간 서울 신문로 세안빌딩으로 이전했다가 다시 광화문 KT청사로 돌아왔다. 2013년 과천시대를 맞게 되었지만 3년 뒤인 2016년 7월에 5동으로 이전했다가 이번에 세종으로 내려가게 됐다. 세종으로 내려가는 과기정통부는 민간건물인 임시청사에 2년 정도 머물고 2022년 신축되는 정부세종 신청사에 입주할 계획이다.


이처럼 정보통신 부처의 잦은 조직 변경과 청사 이전이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우선 장기적 안목에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IT 연구개발과 산업정책을 시행하지 못한 우를 범한 것이다. 소재, 부품 분야의 취약성으로 인한 일본과의 갈등도 결국 긴 호흡으로 이를 챙기는 기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둘째, IT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소홀히 함으로써 이제 네트워크와 디바이스만 우수한 2류 IT 국가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새로이 들어서는 정부가 IT산업 부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대신 기존 부처의 입장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만 정보통신 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는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정보통신부처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부처와 한곳에 위치하게 됐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주관 부서로 과기정통부는 경제정책과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부서와 유기적 협력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의료, 교육, 교통 등 ICT 기반 융합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서 기존 산업을 담당하던 부서와의 협력과 양해도 중요하다. 이번 이전을 계기로 ICT 기반의 경제, 사회, 산업 정책은 물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부서로서 과기정통부가 전통산업 담당 부처가 이해관계자와의 관련성으로 인해 머뭇거릴 수도 있는 혁신성장의 길을 뚝심과 혜안을 가지고 헤쳐 나가기 바란다.


서울에 있던 14개 행정부처 이전의 근거가 되는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ㆍ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의 약칭이 행복도시법이다. 이제 과기정통부를 끝으로 대부분의 행정부처의 이전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세종에 근무하는 모든 공직자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정책으로 인해 모든 국민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기대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법센터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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