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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맥주 거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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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잔을 기울이면 거품이 덜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맥주잔을 기울이면 거품이 덜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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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장마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 왔습니다. 일과가 끝난 저녁이면 시원한 맥주 많이 찾으시죠? 맥주의 참맛은 거품에 있다고 주장하는 애호가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거품 빠진 맥주는 맛이 없습니다.


맥주 제조업자들은 맥주 거품은 일반적으로 1.5cm 정도 높이로 150만개의 작은 기포들이 모여 있는데 이것이 맥주의 품질과 신선함의 척도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거품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한 학자들도 있습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와 베른대 등의 학자들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맥주 거품과 아이스크림의 모양이 오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거품의 안정화를 위해 개별 기포를 코팅하는 특수 미세유동장치를 개발한 것입니다.


그 만큼 맥주의 거품은 맛을 유지하는데 중요합니다. 맥주의 거품은 맥주의 주재료인 맥아와 홉이 탄산가스와 결합돼 만들어 집니다. 맥주에는 효모가 발효하면서 내뿜는 탄산가스(이산화탄소)가 0.3~0.4% 포함돼 있습니다. 이 탄산가스는 맥주를 잔에 따르면 공기 중으로 빠져 나가려고 발버둥칩니다.


콜라나 사이다 등 일반 탄산음료는 잔에 따르면 탄산가스가 바로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립니다. 그런데 맥주의 탄산가스는 거품에 의해 보호받기 때문에 공기 중으로 바로 흩어지지 않습니다. 맥아의 단백질과 홉의 폴리페놀이 탄산가스를 둘러싸 보호하면서 거품화 돼 탄산가스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거품은 맥주와 공기 사이에서 둘의 접촉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맥주를 마실 때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 탄산이 지속적으로 올라올 수 있게 돕기도 하고, 맥주 안에 탄산이 계속 머물러 있을 수 있게도 하는 것이 거품의 역할입니다. 이 거품을 더욱 조밀하고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맥주에 질소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사실이 있습니다. 맥주를 따를 때 맥주잔을 기울이면 왜 거품이 덜 생길까요? 거품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거품이 너무 많이 생겨도 불편하지요. 잔을 눕히지 않으면 거품이 넘쳐 흘러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맥주잔을 기울이지 않고 맥주를 따를 경우 위에서 떨어지는 맥주가 잔에 닿는 면적이 좁아 충돌로 인한 에너지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이산화탄소 분자들이 공기 중으로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을 치게 됩니다. 다시 말해, 물리적 충격이 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방출하면서 거품의 양도 많아지는 것이지요.


반대로 잔을 기울여서 맥주를 따르면 떨어지는 맥주가 잔에 닿는 면적이 넓어져 충돌로 인해 받는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분자들도 덜 빠져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거품이 많이나면 탄산가스가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것이고, 좀 덜 거품이 나면 그나마 탄산가스가 병을 다 비울 때까지 조금이라도 더 남아 있는 셈입니다.


맥주를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황금비율은 거품과 맥주의 비율이 3:7이나 2:8이라고 합니다. 이 황금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켜야할 각도가 있습니다. 몇도 각도로 따라야 황금비율의 거품을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황금비를 만들기 위한 맥주병과 맥주잔의 기울어진 각도는 110도라고 합니다.


직각인 90도로 잔을 기울이지 않고 따랐을 경우에는 7:3이나 8:2가 될 확률이 높고, 잔을 너무 기울여 140도를 넘어가면 거품이 너무 없는 1:9의 비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각도기로 재면서 마실 것까지야 없겠지요? 애주가들은 눈대중 만으로도 아시더군요. 무더운 여름 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도 과학을 생각한다면 더욱 맛있게 마실 수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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