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함 전력도 상승…국방부 "SLBM 3기 탑재가능"(종합)

신형 탄도미사일에 신형 잠수함까지
기존 신포급 잠수함, 성능개량 추정
잇따른 압박에 韓美 군 당국 고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23일 공개한 신형 잠수함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3발을 탑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평가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방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보고 받았다고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공유한 (잠수함) 사진을 보면 모자이크로 처리된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SLBM 발사관이 탑재된 위치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래급 잠수함보다는 조금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어 "북한은 3000t급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고 계속 공언해왔다"며 "이번에는 3000t급이라 명시는 하지 않았지만, 그에 준한다는 분위기를 풍기며 신형 잠수함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전하면서 잠수함의 측면 사진을 공개했다. 잠수함의 구체적인 제원과 특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전문가들은 신형 잠수함의 외형을 봤을 때 지난 2016년 8월 SLBM '북극성-1형'을 시험발사한 신포급(고래급) 잠수함보다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2000t급인 기존 신포급 잠수함은 SLBM 발사관이 1개에 불과하다. 1발만 탑재할 경우 타격 성공률이 낮아 전술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 미국과 러시아 등은 6~12발 이상의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갖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1990년대 러시아에서 들여온 골프급 잠수함을 개조해 신형 잠수함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골프급 잠수함은 2800t급으로, 함교에 SLBM을 3발을 탑재하도록 설계돼 있다.

북한은 그동안 SLBM 3~4발을 탑재할 수 있는 3000t급 잠수함 건조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달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신포에서 보다 큰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새로 건조된 잠수함은 동해 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바다에서 발사되는 SLBM은 발사 위치를 알기 힘들어 미국도 까다로워하는 자산이다.

북한은 지난 25일과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어가면서 한국과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초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과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에 대한 반발 측면도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할 경우 북ㆍ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