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30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개막한 가운데 중국 측이 또다시 강경모드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에서 시작된 협상에는 미국 측 대표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류허 국무원 부총리와 중산 상무부장이 참석했다. 중 부장은 주말부터 상하이에 도착해 협상 준비에 나섰다. 중 부장은 '대(對)미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이라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의 태도는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남미를 순방한 왕 부장은 지난 주말 칠레 현지언론 엘메르큐리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장들은 중국에 대한 편견들로 가득 차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또 "양국의 무역협상은 공정하고 동등해야 한다"며 "중국은 주권ㆍ존엄성 등 자국의 핵심이익을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홍콩 사태에 대한 미국의 간섭을 차단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왕 부장의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온건파인 왕 부장도 대미 강경파 대열에 동참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금까지 미국과의 협상을 추구하며 온건한 모습을 보였지만, 무역협상을 앞두고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화춘잉 중 외교부 대변인 역시 전날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우대 체계 개편 요구에 강하게 반박했다.
이에 따라 두 달 만에 개최된 무역협상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다만 중국은 협상 자체는 이어가자고 밝혀 이번 협상 이후 백악관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이다. 신화통신은 이날 '미국은 상하이 협상에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논평을 내고 "협상을 원한다면 중국을 충분히 존중하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타협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다면 어떤 거래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어떤 압박도 견딜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아빠는 직장 잃을 위기에 놓였다…한국 삼킨 초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