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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韓영공침범' 증거전달…전문가 "러시아, 부인하기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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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적자료 다 있어…러시아도 침범사실 알 것"
한국·일본 동일한 평가…러시아 대응 주목
입장차 큰 만큼 '日 초계기 사태' 반복 우려도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러시아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에 군이 대응한 것을 두고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일본의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러시아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에 군이 대응한 것을 두고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일본의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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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국방부는 25일 주한 러시아 무관부와 실무협의를 열고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 사실을 확인해주는 증거자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무관부는 이 자료를 자국 국방부로 즉시 송부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정오쯤까지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러 국장급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한국 측에서는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러시아 측에서는 주한 러시아 무관부 무관대리 니콜라이 마르첸코 공군 대령 등이 참석했다.

국방부는 이 자리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자료를 제공했다. 앞서 군 당국은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의 관련 사진과 레이더 영상 자료를 확보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대응 출격한 공군 전투기 KF-16과 F-15K의 디지털 비디오 레코드(DVR) 기록, 레이더에 포착된 A-50 항적, 전투기 조종사의 경고 사격 음성기록 등의 자료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관련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으며, 러시아 측은 이 자료를 현재 진행 중인 조사에 적극 참고할 수 있도록 러시아 국방부에 즉시 송부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중국 H-6 폭격기 2대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침범했다.


이 중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는 같은날 오전 9시9분와 오전 9시33분 독도 영공을 두차례 침범했다. 독도 영공을 침입한 시간은 1차 3분, 2차 4분으로 총 7분이다. 군은 즉시 전투기를 출격시켜 총 360여발의 경고사격을 했다.


타국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은 6·25전쟁 종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한국 전투기가 타국 군용기에 경고사격을 실시한 것도 처음이다.


니콜라이 마르첸코 주한 러시아 공군 무관(앞)과 세르게이 발라지기토프 해군 무관이 2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러시아 영공침범 관련 국장급 실무회의를 마친 뒤 청사 로비에 마련된 이순신 장군 흉상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니콜라이 마르첸코 주한 러시아 공군 무관(앞)과 세르게이 발라지기토프 해군 무관이 2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러시아 영공침범 관련 국장급 실무회의를 마친 뒤 청사 로비에 마련된 이순신 장군 흉상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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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러시아 정부는 전날 한국 영공 침범 사실을 부인했다. 러시아는 전날 한국 국방부에 보낸 공식문건에서 "러시아 군용기는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국 조종사들이 러시아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양국 정부가 레이더 등에 기록된 정보를 교환할 경우 금방 사실관계가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역 공군 준장인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장은 "항적 자료가 다 있기 때문에 금방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러시아 측도 부인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도 24일(현지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기억하는 한 러시아 군용기가 남쪽으로 비행한 것은 새로운 사실은 아니며, 그들이 한국 영공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이 새로운 것"이라고 인정했다.


에스퍼 장관은 한국이 독도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에 경고사격을 한 것에 대해선 "한국은 일종의 억지를 위해 분명히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기 오작동이나 조종사 실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이륙 전 좌표 숫자를 잘못 기입하면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긴 있다"면서도 "중국과 연합훈련을 한 것이었다면 적어도 2~3주 전부터 계획을 준비했을 텐데 이런 기초적인 실수를 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 안팎에선 양측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일본 '초계기 사태' 때와 같은 지루한 대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말 일본은 한국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P-1 초계기를 향해 화기관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군은 이를 반박하며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한국 함정 주변을 위협비행했다고 맞선 바 있다.


당시 한국과 일본은 전투기 및 레이더 관련 자료가 군 보안사항이라는 이유로 명확한 자료 제공을 하지 않았고, 서로 감정적인 대립만 거듭하다 현재까지 관계 개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군참모차장을 역임했던 김형철 공군 예비역 중장은 "정부는 러시아가 잘못한 걸 따끔하게 지적해주고 국만들에게 우리 국토방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면서도 "실무협의를 통해 갈등을 조속히 해소하고 재발방지 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윗줄)와 중국 H-6 폭격기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윗줄)와 중국 H-6 폭격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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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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