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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시장은 어쩌다 不信의 늪에 빠졌나

최종수정 2019.07.14 11:46 기사입력 2019.07.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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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저작권료 빼돌린 의혹 불거진 후 음원시장 신뢰도 ↓
"음원사업자가 데이터 관리..조작가능성 100% 배제 어렵다"

멜론 홈페이지 캡쳐

멜론 홈페이지 캡쳐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음악을 접할 때 채널을 물으니 10명 가운데 7, 8명가량은 CD나 DVD, 레코드 같은 유형매체가 아닌 온라인음악을 듣는다고 답했다. 벌써 수년 전부터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2015년까지 오프라인 음반시장이 95억달러로 디지털음원(89억달러)보다 컸는데, 이듬해 들어 디지털음원이 107억달러로 치솟으며 역전했다. 정보통신 기술ㆍ인프라 발달로 온라인 음원을 언제 어디서든 접하기 쉬운 환경이 됐다.


국내 온라인 음원시장은 최근 불거진 몇 가지 이슈로 뒤숭숭하다. 하루에도 무수한 새 음원이 쏟아지고 이용량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시장을 굴러가게 하는 시스템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면서 신뢰가 허물어졌다. 음원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음원사업자(OSP)나 저작권신탁단체 등 주요 플레이어가 서로를 감시ㆍ견제해야 함에도 그러질 못했기 때문이다.


멜론이 저작권료를 빼돌렸다고 의심받는 사건은 10여년 전 일이다. 모르고 넘어갔을 법한 일이 불거진 건 당시 사안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이의 제보가 크게 기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멜론은 지난 2009~2013년 가상의 음반제작사가 있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저작권료를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저작권료는 해당 플랫폼사가 매출의 일정 부분을 제작사와 창작자 등 권리자에게 지불하는 구조다. 전체 매출과 그에 따른 정산비율이 일정한 만큼, 유령제작사가 끼어들 경우 다른 제작사나 저작권자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당시 멜론을 운영했던 로엔은 이 같은 방식이 아니었다면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는 처지였다.


이 같은 일이 가능했던 건 각각의 음원이 얼마나 소비되는지에 대한 정보, 즉 저작권료를 징수ㆍ분배하기 위한 기본 데이터를 전적으로 음원사업자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만의 일이 아니다. 이 같은 구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를 조작했을 수 있다는 의심인데, 여전히 데이터는 각 사업자가 관리하고 있다.

국내 최대 음악저작권신탁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멜론 저작권료 편취의혹이 불거진 후 지난달 내놓은 입장문<협회 홈페이지 캡쳐>

국내 최대 음악저작권신탁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멜론 저작권료 편취의혹이 불거진 후 지난달 내놓은 입장문<협회 홈페이지 캡쳐>



국내 최대 음악저작권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음원재생에 따라 자동적으로 반영되는 로그정보데이터 수집방식을 도입했는데, 이 같은 시스템 역시 멜론을 비롯한 음원서비스사업자 5곳이 각각 개별적으로 관리ㆍ운영하는 방식이다. 협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자동 집계하는 시스템이긴하나 각 사업자가 제공하는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조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담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벅스ㆍ플로ㆍ지니뮤직ㆍ바이브 등 멜론을 제외한 국내 음원사업자 4곳은 최근 성명을 내고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신탁단체와 함께 서비스ㆍ정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신뢰의 근간이 되어야 하는 정산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으며 음악서비스플랫폼이 다년간 노력하며 쌓은 업계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앞서 음저협 역시 이번 사안이 알려진 후 합동대응반을 꾸려 실시간 진행상황을 공유하는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정산방식까지 대대적으로 손보기 쉽지 않은 만큼 앞으로 개선여지가 크지 않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한 창작자는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범죄행위에 가담했다는 건데 기존 저작권료 정산체계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붓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 역시 "저작권 신탁단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권리자가 제 몫을 받기 더욱 힘들어졌다"면서 "음원사업자는 물론 신탁단체에 대해서도 믿음이 사라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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