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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 커촹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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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5일 제1회 중국수입국제박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커촹반(科創板)이 7개월 만에 개장했다. '중국판 나스닥'이라고 부르는 커촹반은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개설된 첨단벤처창업기업 전용 주식거래시장이다. 오는 22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현재까지 141개 첨단벤처기업이 커촹반 상장 신청을 한 상태이다. 커촹반은 새로운 주식거래시장이 생겼다는 기본적 의미보다는 미ㆍ중 패권전쟁이라는 중장기적 이슈와 현재 중국 경제 상황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커촹반의 상장조건 및 절차는 매우 파격적이다. 선전증권거래소에 개설된 차스닥이라고 부르는 촹예반(創業板)보다 상장 절차가 훨씬 간소화되었고 기존 IPO 허가제가 등록제 방식으로 시범 운영된다. 커촹반은 일정 규정 요건을 충족해 상장을 신청하면 6~9개월 만에 정식 상장이 가능하다.

또한 적자기업도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문턱을 낮추고, 일부 특정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도 있다. 일일 거래 상ㆍ하한가 제한폭이 기존 10%에서 20%로 확대되었고, 상장 후 첫 5거래일간 상ㆍ하한가 적용을 받지 않는 등 매우 개방적이고 획기적 거래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중국 커촹반에 주목해야 하는 것일까?


첫째, 향후 중국 신성장 산업의 육성창구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 주도의 자금 지원과 함께 커촹반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 신소재, 바이오, IT, 모바일 인터넷, 차세대 자동차, 인공지능(AI), 첨단 장비제조 등 8대 신성장 산업에 자금을 지속적으로 수혈하면서 향후 중국 산업의 구조 조정과 고도화를 가속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현재 141개 상장을 신청한 기업들의 업종을 보면 ICT 업종이 거의 50%를 차지하고 있고, 그다음으로 바이오 헬스케어가 30%를 차지하는 등 8대 신성장 산업 비중이 80% 이상에 달한다.

둘째, 미ㆍ중 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침체된 중국 벤처창업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것이다. 2018년 중국 벤처캐피털(VC) 투자금액의 경우 전년 대비 4.5% 증가했으나 투자 건수는 10.4% 감소했다. 투자유치 확률도 2017년 1260대 1에서 2018년에는 1550대 1로 점차 스타트업의 자금유치가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벤처창업의 육성 배경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고학력 인플레이션과 실질 실업률 해소, 그리고 창업을 통한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경제발전이었다. 그러나 미ㆍ중 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과거처럼 중국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점차 커져가고 이에 따른 경제 하방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는 시점에서 첨단산업 중심의 벤처창업기업 자금조달 통로를 만들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 된 것이다.


셋째, 중국 금융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자본의 진출 확대와 중국 커촹반 플랫폼 활용을 위해 한ㆍ중 벤처창업 공동 펀드기금이 조속히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양국은 투자협력기금 공동연구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흐지부지됐다. 커촹반 오픈은 양국 정부가 함께 벤처창업의 금융자본을 섞어야 할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한중공동벤처창업펀드 조성을 통해 한중 전략적 협력파트너 관계 강화, 공동혁신 및 기술상용화를 위한 상호투자 증진, 제3국 시장 공동개척 및 혁신창업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나 홀로 성장과 혁신은 분명 한계가 있다. 기존의 한중 양국 협력의 틀을 깨는 다양한 접근과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ㆍ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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