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나무나 보고 말한다. "선생 고맙소" 겨울 아침, 겨울 아침 보고도 "선생 고맙소" 말한다. 빈 휴게소 지나간다. 오늘은 모두가 고맙다. 전깃줄에 앉은 참새 두 마리, 작은 이발소에 서서 이발하는 아저씨, 고맙소. 다리는 절지만 거울 앞에 서서 이발하는 아저씨 보고도 인사해야지. 눈이 내리네. "선생 고맙소" 눈 보고 인사할 때 그래 고마워 고맙다. 산길 간다. 참새 한 마리, "고맙소."
■나는 말이 사람을 이루고 세상을 이끈다고 믿는다. 고운 말을 쓰는 사람은 고운 사람이 되고 못된 말이 넘치는 세상은 못된 세상이 된다고 말이다. 더 나아가 예컨대 반드시 고맙지만은 않아도 자꾸 고맙다고 말하다 보면 어느 순간 고마운 마음이 생기고 그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나 진심으로 세상 만물을 고맙게 대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인지 아닌지 일단 한나절 동안만이라도 '고맙다'라는 말을 버릇처럼 해 보시길. 사람에게도 나무에게도 강아지에게도 비에게도 심지어는 횡단보도나 전봇대에게도. 분명 고맙고 더불어 행복해질 것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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