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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發 예산안 갈등 벌어질까…경제성장 내세운 새 총리, EU와 재협상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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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총선에서 압승한 신민주당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대표가 8일(현지시간) 오전 아테네에서 그리스 정교회의 아테네 대주교 앞에서 총리 선서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그리스 총선에서 압승한 신민주당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대표가 8일(현지시간) 오전 아테네에서 그리스 정교회의 아테네 대주교 앞에서 총리 선서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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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그리스 총선에서 극좌 포퓰리즘 정권을 밀어내고 압승한 신민주당(신민당)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대표가 선거 하루만인 8일(현지시간) 총리로 취임했다.


신임 총리는 경제성장을 위해 시장친화적 정책을 예고하고 있으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최고 수준인 공공부채와 높은 실업률 등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는 평가다. 유럽연합(EU) 역시 새 정부 출범 직후 "약속은 약속"이라며 예산안 재협상 요구에 선을 긋고 있다. 향후 그리스발(發) 예산안 갈등 사태가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A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초타키스 대표는 이날 아테네 대통령궁에서 선서를 하고 총리직에 공식 취임했다. 중도우파 정당인 신민당은 전날 총선에서 39.8%를 득표하며 전체 300석인 의회에서 과반을 넘는 158석을 확보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소속된 극좌좌파연합(시리자)은 31.5%에 그쳤다.


총선 다음 날 바로 취임한 마초타키스 신임 총리는 즉시 내각명단도 공개했다. 높은 공공부채 속에 채권단이 요구한 재정흑자를 끌어내야 하는 역할인 재무부 장관에는 크리스토스 스타이쿠라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전 보수정권에서 재무부 차관을 역임했던 인물이라고 AP는 덧붙였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내세워 오랜 긴축정책에 지친 국민들의 표심을 얻은 미초타키스 총리는 앞으로 시장친화적 정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도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이날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초타키스 총리는 그리스에서 금융위기가 장기화되고 구제금융체제의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리스 근현대사에서 가장 격동의 시기에 취임했다"며 "(경제성장을 위해) EU와의 협상에서도 시험대에 섰다"고 평가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다른 정당과의 연합 없이 단독정부 구성이 가능한 의석을 확보하며 정책동력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전임 정부와 국제채권단이 합의한 3차 긴축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냐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U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지난 5월 치프라스 정권이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추산한 14억유로 규모의 지원금으로 인해 올해 그리스의 예산안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인지 등을 평가하기 위해 조만간 아테네를 방문할 예정이다.


경제성장을 내건 미초타키스 총리는 그간 국제채권단과 긴축 관련 재협상을 해 재정지출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공언해왔다. 유로존 1위 부채국인 그리스는 채무관리를 위해 2022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5% 재정흑자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허리띠 졸라매기가 불가피하다.


미초타키스 총리 역시 이에 대해 그리스의 경제회복을 더디게 하고 장기 성장전망을 늦출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신임 총리로서공약을 지키고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먼저 EU 등 채권단을 설득해야하는 시험대에 선 것이다. 전 IMF 경제학자인 미란다 자파는 "미초타키스 총리는 재정목표가 달성되고 민영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며 "그럴 때만이 EU채권단이 재정흑자를 줄일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EU는 단호한 입장이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의장인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재무장관은 이날 미초타키스 총리가 취임한 지 채 몇시간 되지도 않아 "약속은 약속"이라고 재협상에 선을 그었다.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재무장관회의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은 그리스의 재정상태를 평가했다. 옵케 회크스트라 네덜란드 재무장관 역시 "그리스의 새 정부가 다른 유로존 국가와의 합의인 경제개혁, 부채감소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은 이날 서한을 통해 미초타키스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면서도 그리스의 공공부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 그리스의 공공부채는 GDP 대비 181%선으로 유로존 1위다.


FT는 "그리스 새 정부가 경제중심의 정책을 예고했으나, 높은 부채, 실업률 등으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며 "글로벌 경기침체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8년간 긴축체제 하에서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은 4분의 1이 쪼그라들었고, 실업률은 25%대까지 치솟았다가 18%선을 기록 중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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