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식품 검역 지연 가능성…日, 수입규제 카드 꺼내나
대일 농식품 수출 점검회의서 관계기관, 日 시장동향 점검
수입보다 對日 수출 2배 많아…파프리카·김치 등 피해 우려
수산물 중 32% 日 수출…정부 "피해 큰 100대 리스트 마련"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일본 정부가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이어 오는 18일을 기점으로 또 다른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우리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일본이 자국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품목의 대한(對韓) 수출은 물론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규제하는 카드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수입 규제에 따른 국내 산업 악영향에 이어 대일 수출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8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에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도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농수산물은 대일 수입보다 수출 규모가 큰 분야라는 점에서 수출 규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최근 '대일 농식품 수출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관계 기관과 일본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은 농식품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가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수출점검회의를 열었다"며 "일본과의 관계가 경색되면 수입 제한 조치보다 수출에서 보이지 않는 제재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대일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13억2000만달러로 수입(6억5000만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파프리카(9200만달러), 김치(5600만달러), 인삼(3300만달러), 토마토(1300만달러), 백합(690만달러) 등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이다.
수산 분야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수출한 수산물(23억7702만달러) 가운데 32.0%(7억6044만달러)가 일본으로 향할 정도로 우리나라 관련 산업의 일본시장 영향력은 상당하다. 특히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말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산 넙치와 생식용 냉장 조개 등의 수입에 대한 검사 강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해수부는 당시 문성혁 장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일본의 모니터링 및 검사가 강화될 경우 통관 단계에서 부적합 판정이 증가하거나 통관 기간이 길어져 상품 가치가 하락하는 등 대일 수산물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부는 대일 수출 규제가 현실화된다면 의도적인 검역 절차 지연 등이 수단으로 동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역 통과에 필요한 샘플 검사 수를 늘려 통과까지 시간을 지체시키는 식이다. 한국 식품 판촉전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판촉전에서 한국 식품을 배제할 가능성도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의 경우 검역시 150박스 미만은 3박스, 150~200박스는 5박스 등으로 일본 현지 검역 담당자가 샘플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수산 분야는 수출뿐 아니라 수입 규제 확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대책회의에서는 종자와 농기계 등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점검도 함께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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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기계와 탄소 섬유 등의 추가 규제도 우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탄소섬유 수입액은 1억3300만달러이고, 이 가운데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이 4400만달러로 33.1%를 차지했다. 정부는 우리 산업에 영향이 큰 100대 품목 목록을 마련하고 국산 대체품을 찾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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