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은 대상 제한 없는데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로 한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인지수사를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 달라'며 공수처법 개정안 제출을 정부에 요청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피의자에 대해서만 '사건과 직접 관련돼 있다'고 판단되는 혐의를 수사할 수 있는데 이런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해서는 해당 법이 피의자와의 직접 관련성 여부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 점을 근거로 공수처의 수사 범위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검찰개혁추진단에 지난 2월 전달했다. 앞으로 수사기관이 많아지는 만큼 혼선을 막기 위해서도 이들 기관의 인지수사 범위가 통일돼야 한다는 취지다.
공수처가 4월 13일 법무부에 정부안 제출을 요청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인지수사 대상을 고위공직자로 제한한 규정(제2조 제4호 라목)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에게 뇌물을 준 피의자를 수사하다가 새로운 관련 혐의를 발견하더라도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며 완화 필요성을 설명했다. 공수처는 정부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기관이어서 스스로 국회에 법안을 낼 수 없다.
공수처는 대표적인 사례로, 7억 원대 뇌물을 받고 자금세탁을 한 혐의로 기소돼 2월 1심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김숙진 경무관 사건을 들었다(서울중앙지법 2024고합367). 당시 공수처는 김 경무관에게 뇌물을 준 사업가에 대해서는 뇌물죄로만 처벌하고 사기죄, 횡령죄 등 혐의는 수사하지 못했다. 사기, 횡령 등도 모두 뇌물공여금을 마련하기 위한 범죄였으나 직접 관련성 문제로 수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 부분 사건을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하면 피의자 이중수사로 기본권 침해, 수사 지연이 문제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공수처는 직권남용죄 수사에도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가 아닌 4급 이하 공무원은 공수처의 수사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당 공무원이 고위공직자의 위법한 지시를 하급자에게도 행사했다면 피의자가 될 수 있는데도 수사대상에서 벗어나는 불합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들을 피해자나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는데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로 전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강제수사를 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10월 출범할 중수청에 대해서는 중수청법이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를 수사할 수 있다고만 돼 있을 뿐(제2조 제2호 다목), 공수처처럼 '수사 과정에서 인지'해야 한다거나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에 한정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중수청은 부패 범죄 분야에서 공수처와 같은 범위의 수사권을 가지고 있다. 판·검사의 법왜곡죄도 수사 대상이다. 수사 우선권인 이첩요구권도 갖고 있어 공수처와 수사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수사기관 사이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도록 직접 관련성의 기준도 통일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직접 관련성의 구체적 기준에 관한 대법원 판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최근 법원은 직권남용을 연결고리로 삼아 공수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도 수사할 수 있다고 잇따라 판결했다. 반면 2025년 3월에는 사건 인지절차와 직접 관련성에 관한 해석이 미비한 점을 근거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바 있다. 2025년 10월 대법원은 "수사의 대상, 과정과 경위 등을 종합"해야 한다고 해석했다(2025도6707).
그러나 공수처의 이런 입장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서울 지역 로스쿨의 한 형사법 교수는 "고위공직자에 수사권을 한정한 공수처 설립 취지에 어긋나고 공무원 범죄를 밝히려 일반 국민을 압박수사해 자칫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나 공수처, 특검 등 수사기관마다 설립 목적이 달라 인지수사 범위가 다를 수 있는데 굳이 이를 통일시켜야 하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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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동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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