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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수출 규제에 日도 타격"…일본 언론·전문가 우려 쏟아져(종합)

최종수정 2019.07.03 15:01 기사입력 2019.07.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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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 대한 일본 현지 언론들의 비판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조치가 일본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3일 아사히신문은 조간에 '보복을 즉각 철회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지난 1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정치적인 목적에 무역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자유무역의 원칙을 왜곡하는 조치는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日언론 "경제 정책을 정치적 목적에 사용" 비판 = 아사히는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의장인 일본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무차별적인 무역'이라는 선언을 주도했다"면서 "그리고 이틀 후의 발표에서는 다국간 합의를 멋대로 가볍게 여기는 자세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문제가 배경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대항 조치는 아니라고 하고 있는데, 전혀 설득력이 없다"며 "(이번 조치가) 무역과 관련한 국제적인 논의에서 일본의 신용을 떨어트릴 수 있으며 한일 양쪽의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텐데도 이런 모순적인 설명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또 "한국과 거래하는 일본 기업에 피해가 돌아올 가능성이 크고, 장래에는 한국 기업이 공급처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면서 "정치의 대립에 경제 교류를 끄집어내는 것이 한일 관계에 줄 상처는 계산하기 힘들 정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일 정부가 머리를 식힐 시기다. 외교당국의 고위 관료 협의를 통해 타개 모색을 서둘러야 한다"며 "국교 정상화 이래 반세기 이상 이웃 나라 사이에 쌓아 올린 신뢰와 교류의 축적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쿄신문도 이날 조간에 '서로 불행해질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도쿄신문은 "일본의 조치는 일본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 조기 수습을 꾀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한국 기업의 '탈(脫)일본'이 진행되는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조차 이례적으로 일본 기업에 수출 규제로 인한 여파가 미칠 수 있다면서 우려감을 드러냈다. 산케이는 전날 온라인 기사를 통해 "대일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이 보유한 재료 재고는 3~4개월 정도 밖에 없어 생산 라인 중단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에서 반도체 부품 출하가 막히면 유기EL 패널,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을 사용해 제조하는 "일본의 전자업체들의 생산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파나소닉 등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 日전문가도 WTO 협정 위반 가능성 지적 = 사설로 일본 정부의 이번 정책을 가장 먼저 비판한 것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전날 "통상정책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기업에 미치는 부작용이 크고 장기적 관점에서도 불이익이 많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내용의 사설을 냈다. 이날도 비판적인 전문가들의 평가를 지면에 담았다.


후쿠나가 유카 와세다대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에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의 기본 원칙은 한 가맹국에게 유리한 조치가 다른 모든 가맹국에게도 적용돼야 한다는 최혜국대우(MFN)"라며 "다른 가맹국에게는 수출이 간략한 절차로 끝나는데 한국에게는 복잡한 절차를 요구하는 것이 MFN 위반이 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가맹국을 대상으로 관세에 의하지 않은 수출입 수량 제한을 금지하고 있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1994)' 제11조를 언급하며 "이번 조치가 바로 11조의 위반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신청해도 수출 허가가 나지 않는 사태가 발생, 수출이 실제로 제한되는 것이 되니 위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쿠나가 교수는 "일본 정부는 안전보장상 필요가 있다면 예외조치가 인정되는 21조를 염두에 두고 조치가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21조가 안보를 명목으로 한 조치를 자유롭게 취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WTO 협정 위반 여부가 명확지 않은 '회색(애매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런 조처를 한 것은 미국이 그러는 것처럼 타국에 정책 변경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역조치를 사용한 것이다. 미국과 같은 행동을 한 것은 유감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무코야마 히데히코 일본종합연구소 수석주임연구원은 "일본에서 소재 조달이 어려워진다면 한국 기업들이 해외 제조사로 (거래처를) 옮길 수도 있다"며 "한국 기업의 반도체 제조에 영향이 발생하면 일본 기업이 타격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재라고도 말할 수 있는 조치를 일본이 내민 것은 솔직히 의외"라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신뢰관계 회복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코야마 연구원은 다만 일본 정부가 일본 기업들의 피해를 우려해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줄 본격적인 제재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일본 정부의 정책이 자유무역 옹호자였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각본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도 글로벌 기술공급망과 아베 총리의 이미지가 손상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와타나베 요리즈미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무역정책)는 "이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 피해를 줄 것이며 일본의 평판에도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자유무역은 자전거와 같은 것으로 멈추면 쓰러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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