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과학을읽다]바다서 농작물 재배? 대체 농업 어디까지?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해저 8m에 위치한 투명돔 '네모의 가든'에서는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사진=오션리프그룹 홍보영상캡처]

해저 8m에 위치한 투명돔 '네모의 가든'에서는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사진=오션리프그룹 홍보영상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늘어나는 인구로 지구촌이 식량 부족으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소식은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식량난'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일부 빈곤층과 다이어터를 제외하고는 배고픔을 경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럭저럭 먹고사는 나의 배고픔을 떠나 주변의 불우한 이웃이나 인류 전체의 배고픔을 따져보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식량난은 눈앞에 닥친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엔인구기금(UNFPA)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간한 '2019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에 따르면, 2019년 세계총인구는 77억1500만명, 한국의 총인구수는 5130만명입니다. 과학계 일부에서는 식량과 환경조건 등으로 지구에서 생활할 수 있는 최대 인구수는 80억명 수준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80억명 선이 기준이 될 수는 있습니다. 기준선까지 불과 3억명 정도 남은 셈인데 식량사정은 어떨까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등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2050년까지 지구의 인구는 대략 98억명으로 증가하고, 필요한 식량은 매년 최대 1.75%가량씩 늘어난다고 합니다. 2050년까지는 불과 30년 정도 남았습니다. 그 때가 되면 지구는 심각한 식량 부족으로 재난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식량이 부족하지 않은 미래를 위한 인류의 노력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애그테크'입니다. 애그테크는 농부의 경험과 직관 대신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입니다. '아그리컬처 테크놀로지(Agriculture Technology)'가 정확한 명칭입니다.

이탈리아 북부 놀리 해변 가까운 곳에 있는 '네모의 정원'. 수면 아래로 돔들이 보입니다. [사진=오션리프그룹 홍보영상캡처]

이탈리아 북부 놀리 해변 가까운 곳에 있는 '네모의 정원'. 수면 아래로 돔들이 보입니다. [사진=오션리프그룹 홍보영상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애그테크의 시작은 과학적인 농장관리부터 입니다. 농장관리 프로그램에 따라 센서, 드론, AI 등이 토양의 온도와 습도, 풍향, 일조량 등을 파악해 품종과 파종시기, 비료의 공급량 등을 결정합니다. 로봇트렉터가 밭을 갈고, 수확하는 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브라질과 아일랜드 등에서 대규모 경작지와 목장을 애그테크로 관리, 투자 대비 높은 효율을 보여주면서 식량 빈국인 아프리카 각국에서도 애그테크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농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관리하는 '스마트팜' 보급이 확산되면서 애그테크는 미래 식량난에 대처하는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지구가 육지에서 식량을 생산할 수 없는 척박한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육지 대신 바다나 강에서 식량을 생산해야 합니다. 실제로 바닷 속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북부 놀리에는 '네모의 정원(Nemo's garden)'이 있습니다. 일명 '바닷 속 정원'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2013년 미국의 해양회사 '오션리프그룹(Ocean Reef Group)'이 수심 8m의 해저에 만든 5개의 투명돔입니다.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식량을 재배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식량 재배를 위한 대체 수단을 찾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요.

'네모의 가든'에서 잠수장비를 착용한 과학자가 파종한 씨앗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사진=오션리프그룹 홍보영상캡처]

'네모의 가든'에서 잠수장비를 착용한 과학자가 파종한 씨앗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사진=오션리프그룹 홍보영상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투명돔은 빛 투과율이 매우 높고, 공기가 제공되며, 전력으로 25℃의 온도를 유지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딸기와 마늘, 바질과 콩, 상추 등 다양한 육지 식물을 재배하는데 성공했고, 지금은 다른 여러 작물들을 재배하면서 대량 생산 가능성 등에 대해 연구 중입니다.


생육에 필요한 요소를 고루 제공받으면서 투명돔 속에서 자란 식물들은 육지에서 자란 식물보다 풍미와 향, 맛이 더 진해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폐쇄된 생태계로 인해 기생충의 공격에서 보호돼 살충제도 사용할 필요가 없는 친환경 농작물이 되는 셈입니다.


육지가 사막화돼 물 부족과 뜨거운 지면, 급격한 온도 변화 등으로 농작물을 재배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바다로 눈을 돌려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모든 농작물, 식물을 재배하기는 어렵고, 대량 생산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았습니다. 대체 농업의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일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