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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멕시코 관세 폭탄…글로벌 경제 '아우성'(종합)

최종수정 2019.06.01 07:34 기사입력 2019.06.0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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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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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자 문제 해결을 빌미로 한 대(對) 멕시코 관세 카드가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대표적 강경파로 꼽혀 온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과 공화당에서도 반대할 정도로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다 손실을 보게된 미국 기업들도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뉴욕증시 등 금융시장은 가뜩이나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생기고 있는 미국 경제의 주름살이 더 깊어 지겠다는 예상에 따라 크게 흔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전날 발표한 멕시코 이민 관련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 "그들이 꼭 해야 할 일을 마침내 할 시간"이라고 멕시코 정부를 압박했다. 그는 다른 트윗에선 "만약 관세가 오르면 관세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 기업들은 우리 자동차 산업의 30%를 가져간 멕시코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백악관 성명에서 이민 '위기'가 계속되면 다음달 10일부터 멕시코 수입품 전품목에 대해 관세 5%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7월 1일부터 관세를 10%로 인상하고,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수를 극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8월 1일부터 15%, 9월 1일부터 20%, 10월 1일부터 25%로 관세율을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조치에 옹호하고 나선 것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ㆍ제조업 정책국장 뿐이었다. 그는 이날 미 CNBC에 출연해 "그들(멕시코)은 이제까지 (불법이민에 대해) 단지 방관만 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조치는 멕시코가 관심을 갖도록 하고, 우리를 돕도록 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훌륭한 조치"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들과 공화당 의원들까지 멕시코 관세 폭탄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BC방송은 이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트럼프 입장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하는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협정(USMCA) 합의안의 비준에 걸림돌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멕시코는 USMCA의 의회 비준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 기업들의 반대도 거세다 CNBC 방송에 따르면 미 상공회의소는 "(멕시코 관세 부과와 관련해)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공화당 소속 찰스 그래슬리 상원 금융위원장도 전날 성명을 내 "대통령의 관세 권한 남용"이라며 "이번 관세부과는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협정(USMCA)의 의회 비준을 심각하게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아이오와)도 이날 성명을 내 "관세와 (USMCA) 협정 붕괴에 따른 피해는 미국 농업계에 떨어질 것"이라며 "아이오와 농민과 생산자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라고 호소했다.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전망도 잇따랐다. 이날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투자자 노트'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일으킨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뉴욕증시가 5조달러(약 6000억원)의 기대 수익을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마이클 퍼롤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투자보고서에서 "미국이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면 연방준비제도(Fed)가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퍼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경제에 충분한 피해가 발생한다"면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은 1.5%로 내려 잡았다.


멕시코 정부는 대화를 촉구하면서 국민적 단결을 호소하고 나섰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ㆍ암로)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멕시코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압적인 관세 위협에 필사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대신 대화할 것"이라면서 "관세 위협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하고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멕시코 국민은 정부 뒤에서 하나로 뭉쳐달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암로 대통령은 서류 미비 이민자들의 미국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멕시코는 유럽연합(EU), 중국과 함께 미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다. 지난해 대미 수출은 3465억 달러(약 412조6000억원)에 달한다.


뉴욕증시 등 금융시장도 출렁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문제 관련 멕시코 관세 부과 발표에 시장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주요지수가 모두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54.84포인트(1.41%) 떨어진 2만4815.04에 거래를 끝냈다. 이번주에만 3% 떨어지는 등 최근 6주간 내리 하락세를 기록해 2011년 이래 가장 긴 기간 동안 주가가 하락한 기록을 세웠다. S&P500지수도 전일 대비 36.80포인트(1.32%) 하락한 2752.06에 마무리됐다. 5월 한달간 미ㆍ중 무역협상이 교착화되고 양측간 보복관세ㆍ비난이 시작된 이래로 6.6%나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114.57포인트(1.51%) 추락한 7453.15에 장을 끝냈다.


당장 멕시코에서 상당량의 부품을 수입하거나 완성차를 조립하는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GM의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4.25% 하락했고, 포드 자동차도 전장에 비해 2.3% 떨어졌다. 켄사스시티남부철도와 유니온 퍼시픽 등 철도 회사 주가도 전일 대비 4.5%, 2%씩 떨어졌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주가도 전장에 비해 5.8% 미끌어졌고 코로나와 모델로 맥주 제조사인 콘스텔레이션 브랜즈의 주가도 5.9% 추락했다.


경기 불안이 고조되면서 안정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대표적 안정자산인 미 10년 만기국채 수익률도 201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2.13%에 거래됐다. 미 국채 수익률(금리)은 인기가 높을 수록 낮아진다. 멕시코의 페소화 가치도 달러화 대비 가치가 2% 이상 하락해 1달러당 19.62페소에 거래됐다.


더세븐스리포트의 톰 에세이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중국과 멕시코 등 외국 정부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19개월 후 대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면서 "그 결과로 그때까지 무역 협상은 타결되지 않을 것이고 관세 부과로 18개월여 동안 글로벌 성장과 시장 심리에 악영향을 미쳐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도 글로벌 경기 둔화 가시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높아지면서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09달러(5.5%) 내린 53.5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월 12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WTI는 이번 주 8.7% 급락했고, 5월 월간으로는 1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30분 현재 배럴당 2.40달러(3.59%) 하락한 64.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금값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1300달러 선을 되찾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8.70달러(1.5%) 상승한 1311.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멕시코 관세' 예고로 안정 자산인 금에 투자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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