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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우린 여성혐오 사회에 살고있다"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3주기'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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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살인사건이 아닌 여성혐오 범죄다"
시민 100여 명, 흰색 꽃으로 피해자 애도
"한국 사회서 여성혐오 범죄란 무엇인가 생각했으면"

1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강남역 살인사건 3주기 추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사건 발생 인근 장소인 10번 출구로 이동해, 피해자를 애도했다. 사진=한승곤 기자 asiae.co.kr

1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강남역 살인사건 3주기 추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사건 발생 인근 장소인 10번 출구로 이동해, 피해자를 애도했다. 사진=한승곤 기자 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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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혐오 범죄다", "우리는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다"


20대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화장실서 흉기에 무차별 찔려 숨진 '강남역 살인사건' 3주기 추모 집회가 1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강남스퀘어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 약 100여 명은 추모를 위해 검은색으로 옷으로 맞춰 입고 흰색 꽃을 준비했다. 이날 추모제 진행을 맡은 한솔 씨는 "2016년 5월 7일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은 수많은 여성으로 하여금 불안함과 부당함을 공유하고 연대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성, 아이, 장애인, 노인만 골라 살해한 진주 방화범 살인 사건, 부산 카페 흉기 난동 사건, 신림동 폭행 사건 등"을 언급했다. 모두 '묻지마 살인사건'이 아닌 '여성혐오 범죄'라는 주장이다.


자유발언을 마친 시민들은 사건 발생 장소 인근 출구인 10번 출구 앞에 모여, 준비한 흰색 꽃을 헌화(獻花)했다. 또 포스트잇을 통해 피해자를 애도하고, 이 사건은 '묻지마 살인 사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3주기를 맞아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추모 집회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3주기를 맞아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추모 집회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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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여성 혐오 범죄가 만연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우리 사회가 여성을 둘러싼 각종 혐오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석한 20대 직장인 여성 A 씨는 강남역 살인사건이 아직도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혐오 범죄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것 같다. 왜 이런 범죄가 일어났는지 이해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또 흰색 꽃을 들고 헌화를 한 40대 여성 B 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16년 이후 여성 혐오 범죄가 줄어든 것 같으냐'는 질문에 "한국 사회는 이미 여성 혐오 범죄가 만연하다. 강남역 살인사건 역시 그 연장선이다. 시선폭력, 가정폭력 등 피해자는 여성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린 여성 혐오 사회에 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친구들과 추모 집회에 참석했다는 20대 남성 C 씨는 "그냥 단순 범죄가 아닌 여성 혐오 범죄가 무엇인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사안에 대해 많이 생각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추모 집회에 참석한 20대 남성 D 씨는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 혐오 범죄가 무엇인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건이 분명하다"면서 "남성들이 이런 관점으로 이 사건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왜 여성들이 이렇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6년 5월7일 오전 1시께 김 모(37) 씨는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노래방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이날 처음 본 여성 하 모(사망 당시 23세)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김 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살해 이유에 대해 "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라고 진술하면서 여성혐오 범죄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재판부는 "김 씨가 여성을 혐오했다기보다 남성을 무서워하는 성격으로 받은 피해 의식 탓에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판단했지만, 여성혐오 범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검찰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피해망상 등 심신미약이 인정돼 김씨는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이날 전국 곳곳에서도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 집회가 열렸다. 전날(16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기억예배가 열렸다. 이날 예배에는 '믿는 페미' 등 18개 시민단체 회원 100여 명이 참석해 희생된 여성을 추모하고 여성을 향한 폭력과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경남여성단체연합과 부산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오후 각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과 부산 서면 하트 조형물 앞에서 피해자를 애도하는 3주기 추모 집회를 열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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